2024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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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 가톨릭학교 인성교육의 딜레마와 희망

“인성교육, 학업에 장애가 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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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성교육 실현의 딜레마

복음화와 전인교육을 사명으로 삼는 가톨릭학교가 인성교육의 모범이 돼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교육 현실 속에서 가톨릭학교는 가야 할 길을 알면서도 가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한국 교육제도 속에서 가톨릭학교의 정체성을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톨릭학교는 가톨릭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 고유의 자율적인 교육방식과 가톨릭 신자 학생이 가톨릭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가차원의 교육과정과 서울 및 광역시를 비롯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고교평준화제도는 학교의 자율성과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상실시킨다. 또 교사임용 수도 제한돼 사립학교도 일반 공립학교와 다름없게 만들고 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주요 교과 중심의 입시교육 속에 인성교육에 대한 인식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성적 중심의 평가는 학생의 가치기준을 성적으로만 따지고 학부모 역시 학교의 가치를 성적순으로만 매기게 만들었다. 이런 가치기준 속에 인성교육은 성적 향상의 방해요소로 전락해 버렸다.

이런 풍토 속에 가톨릭교육의 중심요소인 교육공동체의 파괴가 일어난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교육에 연관되는 모든 구성원이 일치를 이루고 가톨릭정신을 구현해야하는 교육공동체는 성적 중심의 가치로 교사와 학생은 지식을 전달하고 수용하는 기능적인 관계로 변하고 학교와 학부모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로 전락한다. 한정희(안드레아·안법고 교사)씨는 “학생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싶은 마음은 어느 교사나 마찬가지지만 경쟁주의 사회구조는 학생의 인성교육에 필요한 관계형성에 큰 장애가 된다”며 “최근에는 학생인권조례의 발효로 학생들에게 다가가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들도 많다”고 전했다.


 
▲ 인성교육은 인간의 세 가지 본성인 이성, 인성, 영성의 요구를 충족시킬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사진은 서울 계성여고의 인성교육 프로그램.
 

 
▲ 동성고등학교는 인성·영성 형성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예비 사제로서의 기본 소양을 길러주고 있다.
 


■ 희망을 찾은 가톨릭학교

이런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은 가톨릭학교들도 있다.

동성고등학교(교장 박일 신부)는 3년 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로 전환, 가톨릭 이념을 충실히 구현하는 학교로 거듭났다.

자율형 고등학교는 평준화 지역임에도 학교가 교과과정 편성권의 절반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지역 및 학군에 제한 없이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사립학교다. 이에 동성고는 서울지역에 있는 가톨릭 신자 학생을 자유롭게 모집할 수 있게 됐다. 비신자 학생도 가톨릭학교라는 사실을 염두하고 입학하면서 세례자가 늘어 기존 20~30에 머물던 세례자 비율이 44에 이르게 됐다. 더불어 ‘소신학교’에 비견될 말한 ‘예비신학생반’ 운영도 가능해져 사제양성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동성고는 학업과 인성교육을 함께 아우르는 학교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에도 매진하고 있다. 실제로 인성교육으로 유명한 가톨릭학교인 논산대건고, 복자여고, 안법고 등도 2009학년도 수학능력시험 평균점수 전국상위 100위 안에 들어 인성교육이 학업에 장애가 되지 않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박일 신부(서울 동성고 교장)는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의 가치가 대입에만 달렸다고 생각하고 천주교 신자들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공부와 인간다움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연관이 깊다”고 밝혔다.

논산대건고등학교(교장 강석준 신부)는 2000년 OECD가 인성, 지식 교육이 조화된 곳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인성교육의 명문고다.

논산대건고의 인성교육 비결은 PESS 프로그램이다. PESS 프로그램은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한 요소인 Physical(신체적), Emotional(정서적), Spiritual(영적), Study/Service(지적/봉사적) 측면의 균형적인 자기 계발을



가톨릭신문  201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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