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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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 무료 어린이 카페 "까사미아" 운영하는 김용길ㆍ최금자씨 부부

꿈과 사랑이 자라는 아이들만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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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길·최금자씨 부부가 카페를 방문한 아이들 사이에서 "아이들 덕분에 우리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어서 와, 얘들아. 잘 지냈니? 파스타 먹을래?"

 인천 부평구 십정동의 주택가 골목. 이곳엔 오로지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카페가 있다. 인근 초ㆍ중학생들은 하교하면 이곳에서 공부도 하고 식사도 하면서 제집처럼 놀다 간다. 132㎡(40평) 남짓한 카페는 많을 땐 60여 명의 아이들로 꽉 찬다. 아이들에게 이곳은 동네에서 둘도 없는 자유공간이다.

 카페 `까사미아`는 김용길(베드로)ㆍ최금자(엘리자벳)씨 부부가 2년 전 자신의 집을 고쳐 만든 곳이다. 까사미아(Casa Mia)는 이탈리아어로 `나의 집`이란 뜻. 부부는 "50살 넘어 의미 있는 일을 함께 해보자"는 약속을 지키고자 무작정 이 일을 시작했다. 까사미아는 많은 아이들의 집이 됐고, 부부는 하루하루 아이들 웃음 속에 산다.

 "아줌마, 아저씨. 안녕하세요!"

 아이들이 오면 부부는 이름이 빼곡히 적힌 출석부부터 펼친다. 한 명 한 명 내 자식처럼 여기고 이름을 익히기 위해서다. 잔잔한 음악과 파스타 냄새, 벽에 그려진 부부의 그림은 까사미아가 선사하는 즐거움이다.

 카페 주방장인 남편 김씨가 파스타를 내놓으면 어린이들은 "전직 요리사셨어요?"란 질문을 던진다. 김씨는 "본아빼띠또(맛있게 먹어)"하고 상냥한 인사를 건넨다. 김씨는 이탈리아 로마에 유학해 사진을 전공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파스타를 선사하기 위해 요리 아카데미도 수료했다. 부인 최씨도 로마에서 청소년교육학을 공부했다.

 김씨는 "처음엔 돈이 많아 카페를 시작한 줄 알고 주변의 질투 어린 시선도 많았다"면서 "그간 운영이 쉽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주는 밝은 모습을 보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무료 카페다 보니 수입은 없다.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인 셈이다. 후원회원 30여 명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인터넷 언론사에 재직 중인 부부는 수입 대부분을 카페 운영에 쓴다. 부부는 직접 낳은 자식은 없지만 대신 자신들의 탈렌트로 더 많은 아이에게 기쁨을 전하고 있다.

 주택이 밀집한 곳이라 이웃의 불평도 적지 않았다. 학원엔 안 가고 카페만 간다고 불만인 학부모도 있었다. 아이들을 아끼는 부부의 모습은 이같은 오해를 자연스럽게 불식시켰다.

 최씨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카페는 아이들에게 자유와 휴식의 공간이자 우리와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책꽂이에 꽂혀 있는 수백 권의 책들은 카페 문을 열 때 기증받았다. 독서실 분위기가 나는 다른 방은 남들이 쓰던 책걸상을 가져와 채웠다. 아이들은 부부에게 시시콜콜 이야기 보따리를 펼치고, 숙제하다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묻기도 한다. 영어가 어렵다는 아이들과는 간단한 회화로 고민을 덜어준다.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한 재미난 일화를 인터넷 카페에 올린다.

 김씨는 "아이들이 카페 일이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올 때도 있다"면서 "어린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풀다 보면 그들도 금세 사랑을 표현해 기특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어린이들은 모두 주님께서 주신 선물이기에, 주님에게서 양육을 위탁받은 부모는 아이를 늘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아이들의 영원한 쉼터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부부는 늘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는 아이들을 보면 알 수 있기에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겠다"며 "넉넉하진 않아도 아이들과 늘 함께하기에 행복하다"고 웃음 지었다. 문의 : 032-446-0065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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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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