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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신부의 청소년 친화적 본당 이야기] <1> 왜 하필 청소년 친화적 본당 만들기인가

성인공동체가 청소년을 환대·격려하는 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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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무악재본당 성탄 전야 미사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가 참례하고 있는 모습.
 
 
  "신부님, 평일미사에도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많이 왔네요? 어떻게 중고등학생들이 평일 미사에 나오나요?"

 "와! 교중미사에 웬 아기들이 이렇게 많이 왔대요?"
 2009년 9월 무악재본당으로 발령받은 후 2년 7개월이 지났다. 미사 참례자와 관련 숫자놀이를 좀 하면, 약 3년 동안 유초등부가 30명에서 110명으로, 중고등부가 20명에서 70명으로, 청년부가 2명에서 80명으로 늘었다. 어른은 450명에서 650명으로, 2쌍 정도이던 부부가 40쌍으로 증가했으며, 교중미사에 참여하는 아기도 많을 때는 40명 가까이 됐다. 무악재본당 특징은 다른 성당에 비해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특별한 사목적 계획에 의한 것이다. `청소년 친화적 성당 만들기`. 이것은 무악재본당 신자들과 함께 세운 사목목표다. 이는 복음화라는 교회 비전을 공유한 성인신자 공동체가 주체가 돼 청소년들을 환대하고 격려하는 사목이다. 무악재성당은 이러한 청소년 친화적인 성당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청소년사목에 헌신해 온 필자는 교구ㆍ본당 사목 경험과 연구를 통해 한 가지 중요한 통찰을 했다. 그것은 청소년사목이 교회 기초단위인 본당에서 분리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었다.

 많은 경우 본당 청소년사목은 성인공동체와 유리돼 있다. 보좌신부와 담당 수녀에게만 맡겨진 사목이고, 본당의 젊은 교사와 청년들만 관심을 갖는 사목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분리돼 있고, 다소 폐쇄적 모습으로 보이는 사목의 형태를 `청소년 중심 사목`이라고 일컬어왔다. 이러한 청소년 중심 사목은 보좌신부 영역으로 간주돼 주임신부도 접근하기 어렵다. 또 젊지 않으면 그 사목에 머물러있기 어려워, 나이 들면 떠나게 된다. 그러므로 경험 축적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본당 공동체의 적절한 도움과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형태의 청소년사목은 본당에서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회 사목은 기본적으로 공동체성을 기본으로 한다. 건강한 공동체는 어린이부터 노인이 함께 있으며, 전 세대가 서로 교류할 때 더욱 튼튼해진다. 그러므로 본당에서 청소년사목이 활기를 찾으려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통합적 시선으로 접근해야만 한다. 이것은 두 가지 핵심 열쇠를 필요로 한다.

 첫째는 본당신부의 실질적 관심과 지원이다. 본당신부의 관심과 지원은 청소년사목의 생존을 위한 절대적 요소이며, 마스터키다. 다른 것이 없어도, 본당신부의 실질적 관심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본당사목 주체인 성인공동체와의 교류를 통한 관심 이끌어내기다. 청소년사목은 성인공동체에 지속적으로 노출돼야만 한다. 이러한 노출은 청소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그 관심은 자녀세대를 성당으로 초대하게 하고, 성인들이 젊은이들의 성당 활동을 지지하게 되는 결실을 본다. 또 성인과 청소년들의 상호교류 결과는 청소년사목의 위기 순간에 성인공동체가 청소년의 대변자ㆍ옹호자가 되어 청소년사목을 지속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필자는 이런 통찰의 결과를 통해 청소년사목을 다시 바라보게 됐다. 청소년사목이 보좌신부 사목, 울타리 밖 사목, 젊은 또래들 사목에서 주임신부의 관심과 지원을 받는 중심사목, 성인공동체가 주체가 되어 젊은이들을 환대하고 지지하는 사목으로 전환돼야 함을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사목의 형태를 `청소년 친화적 사목`이라고 부를 것이다. 필자는 무악재본당에서 사목하면서, 청소년들을 환대하고 돕는 좋은 어른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교회의 비전을 이해하는 좋은 성인공동체가 있어서 행복하다.
 
 


 ▨조재연 신부 약력

 조재연 신부는 1990년에 사제품을 받고 가톨릭대에서 사목신학(청소년사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오랫동안 `고길동 신부`라는 이름으로 청소년과 청년들을 상담해 왔다. 현재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과 서울 무악재본당 주임을 맡고 있으며,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청소년 사전」 「청소년 사목의 현실과 전망」이 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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