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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신부의 청소년 친화적 본당 이야기] <3> 공동체를 구원하는 구조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를 구원하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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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공동체 모임 때마다 구역신자들과 식사하는 자리가 부담스러워요."

 "성당에 와도 아는 척 해 주는 사람도 없어요."

 "돈 없는 사람은 사목위원도, 단장도 할 수 없나요?"

 교회도 세상 안에 있다 보니 신자들도 세상 잣대로 교회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이 시선은 매우 냉철하고 비판적이다. 교회는 세상과 달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게르하르트 로핑크가 말하길 "교회는 하느님의 대조 사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

 교회는 죄가 없는 집단이 아니라, 용서받을 수 있는 공동체여야 한다. 갈등이 없는 곳이 아니라 갈라진 틈을 뛰어넘어 화해의 길을 찾는 공동체, 분쟁이 없는 곳이 아니라 분쟁마저 해결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즉, 세상이 지닌 차별과 오만, 지배 원리와는 대조되는 평등과 겸손, 섬김과 나눔의 원리와 같이 하느님 다스림이 작용하는 사회인 것이다.


 이러한 복음적 원리가 작동해 신자들이 신앙의 요체를 살기 위해서는 개인 의지뿐 아니라 사목적 구조(structure)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 구조를 통해 교회 공동체 구성원이 `서로를 구원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구원하는 구조`라고 칭하겠다.

 공동체가 구원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요소는 서로를 환대하고 맞이하는 분위기다. 만약 갈등이나 상처 때문에 신자들 분위기가 얼어붙어 있으면 그 이유를 파악하고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공동체 전체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서로를 받아들이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두 번째 요소는 교회 비전 공유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는 복음화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 비전과 목적이 명료해지면 신자 공동체는 하나로 모이게 된다.

 셋째는 신자들에게 가능한 한 참여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다. 사실 교회 공동체에 신자들을 참여시킬 때는 섬세한 배려와 선의를 지니고 접근해야 하는데, 이것에 대해선 차후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넷째는 의미있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다. 영성의 보고인 교회의 영성적 콘텐츠에 흥미를 끌어오는 것이 중요한데, 좋은 프로그램은 그 지점을 포함하고 있다.

 구원하는 구조는 이 네 가지 사목적 요소와 본당 신부, 성인 공동체, 어린이ㆍ청소년ㆍ청년 공동체, 평신도 지도자라는 인적 요소가 모두 갖춰질 때 완성된다.

 성인 공동체가 구원하는 구조를 갖추게 되면, 복음적 성장이 이뤄진다.

 복음화된 공동체는 스스로 확장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어 주변 다른 공동체를 복음화한다. 당연히 본당 내 어린이ㆍ청소년ㆍ청년 공동체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청소년들은 성인 공동체의 모습에서 좋은 공동체 모델을 갖게 된다. 그러나 구원하는 구조는 일회적 노력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공동체가 느슨해지거나 매너리즘에 빠지면 곧바로 비구원의 구조로 돌아가 세상 원리인 차별과 오만, 지배 원리가 교회 안에 횡행하게 된다. 이럴 때 성인 공동체를 견제하고 좋은 표양을 보일 청소년 공동체가 있다면 성인 공동체는 창조적 긴장을 느끼고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 이렇게 성인 공동체와 청소년 공동체는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무악재본당에는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성인 공동체와 청소년 공동체가 공존한다. 처음에 성인 공동체는 청소년 공동체가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기뻐했고 시간이 지나며 청소년 공동체가 구원하는 구조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 청년미사에 참여하는 많은 성인 신자들은 이야기한다. "그저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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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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