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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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친화적 본당 이야기] <4> 구원하는 구조의 첫 요소 - 친교

구성원들간 깊은 친밀감과 환대의 장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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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역 피정에 참가한 무악재본당 신자들이 노래에 맞춰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며 친교를 쌓고 있다.
 
   "아, 저희 옆집에 살고 계셨군요. 길에서는 몇 번 뵀는데…."
 "네에? 우리 아들 친구 동민이 엄마셨군요. 반갑습니다!"
 "한 5년은 성당에서 뵈었는데, 말은 처음 나눠보네요. 무심해서 미안합니다."
 구역 피정 중 쉬는 시간이 되면 흔하게 벌어지는 풍경이다.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한 많은 이들은 양가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서 비교적 편하다는 것, 그리고 너무 관심이 없어서 무심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앙은 공동체 신앙이다. 우리는 공동체를 통해서 서로를 구원한다는 것을 믿는다. 이 믿음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요소는 친교이며 친교 공동체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바로 관계 맺기다.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은 바로 환대와 친밀감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본당 공동체에는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다. 본당의 한 구역에서 내리 30년을 살아도 구역 식구 중 20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교회 현실이다. 한 자리에 모여도 서로 남남인 군중일 뿐이다. 어떻게 하면 신자들을 서로 알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친밀감을 통해 관계를 맺고, 복음적 관계로 나아가게 할 수 있을까?

 우선 신자들이 모이면 자기소개부터 하기로 규칙을 정했다. 모임을 이끄는 모든 리더들에게 자신에 대한 짧은 소개를 반복하게 했다. 이름, 사는 곳, 자녀, 그리고 이 모임에 왜 참여했는지를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것이 1차적 친교다.

 그리고 구역 피정을 하면서 유치원 아이들이 하는 놀이를 통해 2차적인 개별 친교를 맺었다. "참 만나서 반가워요~ 참 만나서 반가워요~ 잘 부탁드립니다!"로 시작되는 노래를 부르면서 주변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자유롭게 돌다가 노래가 끝나는 부분에 짝이 된 사람과 짧은 대화를 하는 것이다. 짝과는 간단한 자기소개와 `이번 주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정도의 쉬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약 5분 동안 주고받는다.

 조금 어색하고 유치해 보이지만 이 방법으로 강당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시끌벅적 서로를 만났고 20~30분이 지나면서 모두를 만나게 됐다. 이렇게 2차적 친교가 끝나면 그 구역은 서로 아는 사람이 많아져 그야말로 화기애애해졌다.

 성인 공동체를 `구원하는 구조`로 만들기 위해 소공동체가 지닌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시작했다. 먼저 매주 반모임과 소공동체 모임을 갖고, 분기별로 구역 모임을 교중미사 후 성당에서 열 수 있게 도와줬다. 적게나마 국수와 떡을 함께 나누는데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아직까지도 모임 때마다 늘 자기소개를 한다. 모임이 열리는 성당은 반가운 인사와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미사 중 평화의 인사가 점차 길어지고, 기분 좋은 소란스러움이 이어진다.

 이러한 성인 공동체의 환대 분위기, 사귐의 분위기는 청소년 공동체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변화하는 성인 공동체가 폐쇄적이고, 서로에 대해 경원시하던 청소년들의 태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여러 사목적 정황을 통해서 감지되고 있다.
 사목을 하면서 깨닫는 것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상위 집단의 행보가 하위 공동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동체 신비다. 본당 공동체 구성원의 깊은 친밀감과 환대의 모습을 목격할 때 본당신부로서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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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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