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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토에 만나는 아빠 선생님

서울 금호동본당, 30~40대 아버지들 직접 강사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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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토요일 금호동성당에서 열리는 아빠들의 재능기부 특강에 참석한 학생들이 `아빠 강사` 윤광식 씨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르네상스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그림은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라고 했지? 그 구절에 맞는 창세기 말씀을 읽어볼까?"

 6월 23일 오전 서울 금호동성당(주임 송경섭 신부). 미사가 없는 오전이지만 성당은 왠만한 입시학원 못지 않은 학구열로 뜨거웠다. 강의 주제는 `유럽사회 재편과 르네상스 운동`. 초등학생과 중학생 15명은 선생님의 강의를 경청하고 필기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날 강의는 본당 신자들이 주5일 수업제로 토요일에 갈 곳이 없어진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해 마련한 릴레이 특강이다. 강사는 본당 아빠들. 본당 운전 봉사단에 가입된 30~40대 남성 신자들이 중심이 돼 재능기부 강의를 이어간다.

 `지식보다는 지혜를 알려주자`가 수업 모토인 만큼 자녀들이 교과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인생 경험이나 삶의 현장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주제도 `은행 바로알기` `자동차의 모든 것` `구청에서는 무슨 일이` 등 강사(?)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과 관련된 것들이다. 학원 강사인 한 신자는 `수학과 성서`를 주제로 삼았다. 10월에는 개그맨 이혁재씨가 `방송과 연예산업`을 주제로 강의를 할 예정이어서 청소년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사 대열에 합류하고 싶어하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지원 양의 아빠 윤광식(프란치스코)씨는 세계사, 한국사, 종교문화사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그는 평소 공부한 내용과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수업을 구성했다. 명화와 사진 등 다양한 이미지로 강의 교재를 만들었다. 중세 봉건제도와 같은 어려운 개념도 친근한 예화를 곁들여 알기 쉽게 설명한다. 덕분에 2시간 30분 강의에도 학생들은 지루한 기색이 없다.

 아빠 강사들의 재능기부에는 강의뿐 아니라 맛있는 점심 한 끼도 포함돼 있다. 수업이 끝나고 미리 주문해 놓은 짜장면을 한 그릇씩 받아든 아이들은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박종민(스테파노, 12)군은 "토요일에 학교를 가지 않아 심심했는데 친구들과 같이 공부할 수 있어 즐겁다"며 "어려운 역사를 배운 것도 유익했지만 자신감을 갖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는 선생님 말씀이 더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9월까지 총 15강좌를 준비한 윤씨는 국립중앙박물관을 함께 견학하는 등 현장학습도 계획 중이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봉사라서 더 의미가 깊다"며 "아이들이 재능기부 강의를 통해 아빠들의 일을 이해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가족간 대화도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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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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