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자연 벗삼아 놀다보니 인성이 쑥쑥

친환경 유아교육 앞장서는 서울 대방성모유치원을 찾아서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성당 대지면적 넓어 놀이터ㆍ텃밭 조성
감자ㆍ밀 등 수십 종 채소와 곡식 재배
가정과 연계해 즐거운 불편 운동 실천
낙엽 등 자연물 이용한 미술교육 주도



 
▲ 대방성모유치원 어린이들이 변순옥 원장수녀와 함께 캔 감자를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와~ 감자다! 선생님, 근데 얘는 콩알만 해요! 하하"(어린이들)
 
 "어머! 정말 그러네? 신기하다!"(교사)
 
 6월 27일 서울 대방동성당 대방성모유치원(원장 변순옥 수녀) 텃밭. 7살 반인 `믿음반``지혜반`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감자 캐기에 여념이 없다. 어린이들은 이날 강사가 가르치는 대로 호미를 들고 뿌리 부분을 캐내자 봄에 심은 감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수확한 감자는 씨알이 굵은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 감자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작은 것이 많아 어린이들이 질문을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날 캔 감자들은 겨우 밤톨만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걱정하는 눈빛을 본 강사는 "요즘 비가 안 와서 감자가 크게 자라지 못한 것 같다"며 "농사는 햇빛과 바람과 비가 도와줘야 한다"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이날 감자 캐기와 고구마 심기 행사는 서울에서 몇 안 되는 `친환경 유치원`으로 꼽히는 대방성모유치원이 어린이들에게 펼치는 친환경 교육 일환이다. 대방성모유치원은 서울에서 드물게 성당 대지면적이 넓어(1만㎡) 아이들이 뛰놀 놀이터와 텃밭을 갖추는 등 주변 환경이 좋다.

 텃밭은 원래 화단이었던 곳을 밭으로 바꾼 것이어서 그리 넓지는 않지만 감자ㆍ고구마 이외에도 밀ㆍ보리ㆍ콩ㆍ토마토ㆍ호박 등 수십 종 채소와 곡식이 자란다.
 
 어린이들은 이날 감자를 수확한 땅에 고구마 줄기를 심고 물과 천연 비료 희석액을 뿌렸다. 다음 번에는 감자 대신 달콤하고 맛있는 고구마가 자라있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수확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온 아이들은 찐 고구마를 간식으로 먹으며 감자와 고구마에 대해 배우는 시간도 가졌다.
 
 유치원은 가을이면 어린이 가족들을 초대해 텃밭에서 기른 무와 배추에 직접 빻은 고춧가루를 넣어 김치 담그기 행사를 하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시간도 연다. 서울이지만 시골에서 사는 것 이상으로 도시에서는 체험하기 어려운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서울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유치원 텃밭에 토종 콩과 동부 등 씨를 맡기고 길러달라고 의뢰해오기도 했다.
 
 교사들은 어린이들이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사랑하는 삶을 살도록 가르친다. 즐거운 불편운동은 이미 생활의 기본이 됐고, 요즘은 `탄소발자국 줄이기` 실천이 화두다. 어린이들이 배운 것을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실천하도록 `유치원-어린이-가정`이 연계한 수업도 한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유치원에 올 때는 자가용 대신 엄마와 함께 걸어오기와 집에서 에어컨 안 틀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유치원은 가정별로 월간 전기 사용량과 수도요금을 그래프로 그렸다가 연말에 시상식도 연다. 1등을 하면 친환경 농산물을 상으로 주기에 어린이들보다 엄마들이 앞다퉈 숙제를 잘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원생이라면 누구나 집에 텃밭(상자)을 두고 상추 등을 길러 먹으며, 장수풍뎅이와 지렁이 등을 기르는 가정도 많다.
 
 대방성모유치원은 조개껍데기나 낙엽과 같은 자연물을 이용한 미술교육에도 눈을 떠 서울유아교육진흥원 산하 `유아자연미술 동아리` 활동을 주도하는 교육기관이다. 또 서울남부교육청 소속 78개 유치원 가운데 연구수업 발표 유치원에 선정되는 등 대표적 친환경 유치원이다.
 
 변순옥(노틀담수녀회) 원장수녀는 "자연은 유아에게 가장 좋은 교과서이자 교육의 장"이라며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벗하며 자연 안에서 배우고 자란 아이들은 자연을 대하는 눈이 다르고 좋은 인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7-0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7. 2

루카 1장 45절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