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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환 교수의 철학 산책] 영원의 철학

근본 원리 찾는 인간 본성과 관계된 보편·본질적인 학문/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 철학/ 사람답게 살기 위해 만나게 되는, 모든 문제에 해답 찾아가는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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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근대철학자 라이프니츠(Gottfried W. Leibniz)에 따르면 철학의 주제는 진선미의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진리란 무엇이며, 참되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따지는 진리론, 인간다운 삶과 본성의 탁월함에 관계하는 윤리적 질문이 전통적인 철학의 주제였다면, 여기에 덧붙여 아름다움을 느끼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 철학의 본래 과제라는 것이다.

라이프니츠의 이 말은 그의 개인적 생각이 아니라, 철학을 처음으로 정의했다고 말할 수 있는 플라톤 이래의 전통을 정리한 것이었다. 철학은 본질적 문제에 대해 해명하려는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된 지적 노력이다.

세계와 역사, 자연과 인간, 삶과 죽음 등에 대한 본질적 질문과 대답이 철학이다. 그러기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철학적 관심과 철학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비록 명시적으로 철학하거나, 매순간 이런 문제를 의식하면서 학문적으로 철학하지는 않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철학하고 있는 것이다. 철학자는 인간의 보편적 노력과 본성을 학문적이며 체계적으로, 또는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라이프니츠는 철학을 ‘영원의 철학’(philosophia perennis)이란 말로 정의했다. 철학은 인간의 본성에 관계되며, 영원하고 보편적인 문제에 관계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철학은 인간이 살아있는 한 결코 사라질 수 없는 영원의 학문이다. 인간이 지각하는 현상을 넘어 그것의 근본적인 원리를 찾으며, 일시적이며 지나가는 사건을 넘어 그것을 근거하는 본성에 대해 생각하는 학문, 그것이 철학이다. 그러기에 그 학문은 보편적이며 본질적이다.

라이프니츠에게 있어 철학이란 영원한 진리를 추구하며, 인간의 본성적 선함과 올바름을 실천하는 삶이며, 아울러 참되고 선하기에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미(美)의 본성을 찾는 지적 노력이었다. 그러기에 그는 수학자로서 I. 뉴튼과 별개로 미적분학을 정립했으며, 물리학자로 에너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또한, 종교개혁에 따라 요동치는 유럽사회의 통합을 위해 노력한 외교가이기도 했다. 그 모두가 철학적 지평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철학이란 대학 구석에서 철 지난 사상가나 다루는 학문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거의 관심을 쏟지 않는 난삽한 논리적 문제를 풀거나, 그냥 지나가도 될 문제에 시비를 거는 다루기 힘들고 별로 쓸모없는 일을 하는 학문은 더더욱 아니다. 철학은 결코 일상적 맥락을 벗어난 주제에 빠져 있거나, 살아가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고리타분한 문제를 다루는 작업이 아니다. 철학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마주하게 되는 모든 문제를 스스로의 생각을 통해 찾아가는 노력이다. 그러기에 철학은 지금 이 자리에 선 우리들의 본래적 관심에 따른 철저히 현재적인 학문인 것이다.


신승환 교수(가톨릭철학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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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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