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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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청소년 담당 사제들의 어려움] <2> 교리교사와의 관계

함께 만드는 주일학교, 충분한 대화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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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학교 사목에서 보좌신부와 교리교사는 동반자 관계다. 보좌신부가 주일학교 운영 방향을 제시하면 교사들이 이에 맞춰 아이들을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긴 만큼 갈등도 잦을 수밖에 없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이 실시한 `청소년 사목자 설문`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153명 중 32명)가 교리교사와의 관계가 가장 어렵다고 응답했다. 보좌신부들은 `교사와의 의사소통` `교사 부족` `교사 간 관계 조율`로 어려움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교사들과의 갈등은 임지 이동 초기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주일학교 운영 방식을 제안하는 신부와 "기존 방식으로도 잘 운영해 왔다"는 교사진이 서로 의견을 고집하다 갈등이 심화되는 경우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ㄱ신부는 "주일학교 활성화라는 지향점은 같은데 각자 방식을 고집하느라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사제품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는 신부일수록 교사들과 갈등을 자주 겪는다. 청소년과 주일학교에 대한 경험이 교사들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사제수품 후 두 번째 본당에서 사목 중인 ㄴ신부는 "의욕만 갖고 교사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다 보면 서로 감정이 상하게 된다"며 갈등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방식을 체계적으로 고치고 싶어 교사들에게 일방적으로 변화를 요구했다"며 "당시 잘 따라주지 않는 교사들이 원망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 의욕이 그들을 지치게 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질 경우 양측이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는다. 주변 본당에서 심각한 갈등이 일어난 것을 본 ㄷ신부는 "보좌신부가 교리교사를 은근히 압박해 그만두게 하는 경우를 봤다"며 "그렇게 나간 교사가 다시 본당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갈등이 발생할 때는 주일학교 사목 책임자인 보좌신부의 말을 믿고 따라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며 "신부들도 교사들이 무조건 따라오기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원만한 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품 6년차인 ㅇ신부는 교사와의 관계에서 의사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생 교리교사가 전시회 등 개인적 행사를 할 때면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등 공감대를 쌓기 위해 노력한다"며 "개인적으로 가까워지면 서로에 대해 신뢰가 쌓이고, 본당 일을 할 때 의견을 조율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런 신뢰 쌓기와 소통방법은 교사들간의 갈등을 해결할 때도 효과적이다. ㅇ신부는 올해부터 학기가 끝날 때마다 교사들과 아쉬운 점이나 서로에게 바라는 점을 허심탄회 털어놓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

 청소년사목 담당자들은 교리교사 충원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 경쟁에 뛰어들면서 교사 모집이 더 어려워졌다. 한 신부는 "우리 때는 고등부를 졸업하면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는 것이 당연했는데, 요즘은 교사는커녕 청년부 활동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생계형 아르바이트나 취직을 위한 공부로 바쁘다 보니 성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교사 부족을 해결하는 데도 의사소통이 한 몫을 한다. 강북지역 본당에서 사목 중인 ㄱ신부는 청년들과 대화시간을 자주 가지면서 교사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현 본당에 부임할 당시 2명 남아있던 교사가 지금은 10명으로 불어났다. ㄱ신부는 "청년 모임에 매번 참석해 그들과 일대일로 대화하는 시간을 늘렸다"며 "열정과 자질이 있는 청년들에게 주일학교 교사의 은총과 보람에 대해 자주 얘기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


 
▲ 청소년사목 담당신부들은 주일학교 교리교사와의 의사소통, 교사 부족, 교사 간 관계 조율 등으로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사진은 지난 6월 서울대교구 중고등부 교리교사의 날 행사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는 주일학교 교리교사들.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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