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청소년 친화적 본당 이야기] <12> 신앙의 전달자인 부모

복음의 문화 일구는 가정신앙교육, 부모가 나서야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자녀가 기도하는 어린이로 자라나는 데 부모가 미치는 역할은 절대적이다.
 어머니가 외출하는 딸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기도를 해주고 있다.
 
 
  "우리 애는 성당에 가는 걸 싫어해요. 신앙은 강요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 설득하는 걸 포기한 상태예요."

 이따금 부모들에게서 이중적 모습을 본다. 공부는 강요하지만, 신앙에서는 한없이 자유를 허락하는 것이다. 청소년을 교회 복음화 사명의 주역으로 초대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양친은 자녀의 첫째이며 주된 교육자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신심으로 찬 가정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양친의 의무입니다. 따라서 가정은 모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에 있어서 제 덕행을 가르치는 최초의 학교입니다." (「가정 공동체」 36항)

 이처럼 가정은 `최초의 학교`라 일컬어질 정도로 신앙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많은 부모가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다. 알아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 헤맨다. 자녀와 일상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신앙에 대해서는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첫영성체 가정교리는 부모가 자녀 신앙교육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돕는 열쇠가 된다. 서울 무악재본당에서도 첫영성체 교리를 가정교리로 실시하고 있다.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어린이들은 3~6학년 초등학생으로 조숙한 아이는 사춘기에 접어들 시기다. 이 시기는 부모와 자녀가 질적(質的)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한데, 가정교리가 이것을 충실히 돕고 있다.

 필자는 첫영성체 교리를 받을 시기의 자녀가 있는 모든 가정에 가정통신문을 보내 가정교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초대했다. 그리고 성경수여식, 부부 혼인 갱신식, 가족피정 등 가족 중심으로 교리과정을 구성했다. 부모의 신앙생활이 자녀에게 주는 영향은 절대적이기에 본당은 부모가 아이들의 신앙여정에 동반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어린이들의 첫고백 때도 부모가 함께했다. 어린이가 첫고백을 위해 사제 앞에 무릎을 꿇으면, 부모는 자녀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의 기도를 했다. 찰고(사목자가 예비신자의 교리지식을 확인하기 위해 시행하는 시험) 과정에도 참석해 부모들이 자녀 신앙교육의 의무를 되새길 수 있게 했다.

 또 소공동체와 자모회 참여를 독려해 주변 신자들과 관계를 맺고 어린이ㆍ청소년ㆍ청년사목에 협력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결성된 `착한 아버지 모임`은 30대 후반~40대 남성 신자들이 본당 내 크고 작은 일에 손을 보태며 신앙을 나누는 훌륭한 공동체로 자리잡았다.

 청소년은 어떨까? 지난해 10월 서울대교구 2지구(서대문구, 마포지구) 청소년 200여 명이 견진성사를 받았다. 무악재본당에서도 청소년 48명이 견진성사를 받았다. 이 역시 학부모에게 청소년기 신앙교육에 대한 동기를 유발함으로써 가능했다. 자녀 성적 향상에만 몰두해 있었던 부모들에게 견진성사로 비롯되는 인격적 성장과 영적 성장, 그리고 이것이 아이들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적극 홍보한 것이다.

 그 결과 많은 부모가 자녀를 견진성사 준비에 참여시켰다. 성사를 준비하면서 청소년과 부모가 3~4차례 교리수업을 함께 들었고, 찰고에도 동참하며 자녀 신앙생활을 재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냉담하던 청소년은 교회로 돌아왔고 성인 공동체도 활성화됐다.

 부모의 행복은 자녀에게서 온다. 부모가 늙어갈 때 부모를 위해 기도하는 자녀가 없다면, 또 임종 순간 곁에서 임종경을 바쳐주는 자녀가 없다면 얼마나 불행할까. 지금이라도 아이들을 기도하는 자녀로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가정 신앙교육은 거창한 수업이 아니라 그 가정이 지닌 문화에서 이뤄진다. 신자로서 의무를 다하고 기도하는 문화, 복음을 가까이하고 그것을 삶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문화. 이러한 문화 안에서 아이들은 주일을 지키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그리스도의 가치로 살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가 아니라 신앙을 충실히 전달하는 부모가 많아야 한다.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서울 무악재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8-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7. 2

로마 13장 9절
“간음해서는 안 된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탐내서는 안 된다.”는 계명과 그 밖의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그것들은 모두 이 한마디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