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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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친화적 본당] <13> 40대 젊은 남성들을 하나로 묶는 "착한 아버지 모임"

착한 ''요셉 아버지'' 많아지자 가정도 성당도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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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무악재본당 `착한 아버지 모임` 회원들이 주일학교 자녀들에게 간식을 주기 위해 핫도그를 만들고 있다.
 
  "아빠가 성당에 열심히 다니니까 아이들도 성당에 가는 걸 더 즐거워하더라고요. 성당에서 아빠를 보는 게 좋은가 봐요."(엄마)

 "같은 고민을 하는 아버지들을 만나서 본당 활동이 즐거워졌습니다."(아빠)
 서울 무악재본당은 지난해 첫영성체 교리를 가정교리로 실시했다. 가정교리의 중요한 프로그램인 부모 첫모임, 성경 축복식, 가족피정 등에 `젊은 아빠`들을 초대했다.

 이 젊은 아빠들은 주로 냉담교우다. 오늘날 30~40대 남성들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신앙생활을 등한시하게 된다. 교회도 이들을 사목적으로 어떻게 배려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필자는 자녀를 `매개`로 30~40대 남성들을 교회로 초대한 것이다.

 젊은 기혼 남성들은 사회적으로 직장생활에 가장 집중할 시기다. 그러나 이들 역시 여러 면에서 갈증을 느낀다. 특히 40대에 들어서면 내적 갈망인 복음과 영성에 대한 갈망이 싹트게 된다. 세속적이지 않은 건강한 친구들이나 서로를 배려하고 수용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 즉 좋은 공동체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내적 허기를 달래고 영적으로 성숙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 갈망도 있다.

 필자는 이러한 남성들의 갈망에 주목하면서 이들을 사목적으로 배려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모임을 주보에 공지한다고 선뜻 젊은 아버지들이 모이지는 않을 터였다. 그래서 그 동기를 자녀에 대한 관심에서 찾았다. 사실 모든 아버지는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좋은 아버지가 되는지를 잘 모른다. 이때 교회 도움이 필요하다.

 첫걸음은 가정교리 중에 열리는 가족피정이었다. 피정에 아버지들을 초대하고, 아버지만 모이는 시간을 따로 마련해 서로 얼굴을 익히고 아버지로서 겪는 어려움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 후에도 몇 차례 모임을 이어가자 서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 분위기를 감지한 필자는 이들을 `착한 아버지 모임`이라는 틀로 묶어 주었다. 이들은 자녀들과의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과 갈등을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직장이나 사회 친구들과는 나눌 수 없는 가족 이야기나 내면적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공동체를 갖게 된 것이다. 이들은 자연스레 신앙심을 회복했고, 열심한 신자로 점차 바뀌었다. 처음에는 월 1회였던 모임이 잦아졌고, 어린이미사에 온 가족이 함께 참례했다.

 엄마들 모임에서 "아빠가 내적으로 매우 건강해졌다", "집에서 태도도 바뀌었다"는 얘기가 자주 나왔다. 아빠들은 자녀들이 참여하는 본당 청소년 행사에 자발적으로 봉사하기 시작했다. 주일에는 붕어빵을 구워 신자들에게 나눠주며 많은 이들을 기쁘게 했고, 어린이날에는 성당에 만국기를 걸고 솜사탕과 핫도그를 만들어 주는 등 말 그대로 `착한` 아버지로서 본당 공동체에 기여했다. 필자는 이들이 공동체에서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성당 일로 과도하게 시간을 뺏겨 가정에 소홀하지 않도록 특별히 배려했다.

 착한 아버지 모임에 참여하는 신자는 점차 늘어 16명이나 된다. 열정적인 이 형제들은 본당 20대와 50대를 연결하는 허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다른 젊은 형제가 보이면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는 선교일꾼이기도 하다. 이런 착한 아버지들 활동을 본 외짝교우 자매들은 자신의 남편도 이 모임에 들어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성가정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 예수가 있을 때 이뤄진다. 이는 본당 공동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교회에는 열심한 마리아는 많지만, 의로운 요셉은 부족하다. 청소년 친화적 본당에는 의로운 요셉과 같은 젊은 아버지들이 많아야 더 풍요로워진다.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서울 무악재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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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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