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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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친화적 공동체 이야기] <15> 부모는 청년 구원의 첫번째 조력자

청년들, 부모들이 이끌고 본당 공동체가 당겨야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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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들이 좋은 공동체에 참여하는 데는 부모의 적극적 초대가 중요하다.
사진은 서울 무악재본당 청년들이 `청년학교`에 참가해 어울리는 모습.
 
 
  3년 전 필자가 서울 무악재본당에 부임했을 당시,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청년은 고작 5명이었다. 반면 교적에 기재된 청년 신자는 전체 신자의 15나 되는 321명이었다. 젊은이 대부분이 냉담 중이라는 얘기였다.

 어떻게 이들을 다시 공동체로 불러 올 수 있을까. 어떻게 이들이 복음의 물을 마시고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얼굴도 모르는 젊은 친구들에 대한 고민이 매일 이어졌다.

 우선 청년들을 미사에 초대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본당 신부가 직접 청년을 모으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조력자가 필요했다. 젊은 세대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조력자는 바로 부모다. 이들이 청년 세대 자녀를 성당으로 데리고 오고 싶게 만들어야 했다.

 우선 부모들에게 자녀를 위해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미사에 참례하고 스스로 기도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정의 중요한 순간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문화를 만들라고 말했다. 이때가 바로 청년들을 하느님께로 초대할 수 있는 `하느님의 때`라는 이유에서였다.

 결과는 서서히 눈에 보였다. 많은 젊은이가 부모님 손에 이끌려 성당에 나오기 시작했다. 당장 이들이 매주 주일미사에 참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청년이 송구영신의 의미가 담긴 성탄전야미사나 조상을 위해 기도하는 명절 합동 위령미사에 가족과 함께 참례하기 시작했다.

 청년들이 늘어남에 따라 미사 전례도 조금씩 바꿔나갔다. 젊은이 미사의 성가는 청년 신자들이 잘 모르는 노래가 대부분이라 한 달 동안 같은 성가를 불러 친숙해지도록 했다. 미사의 시작은 노래로 바치는 성호경으로 열었고, 성찬례 때는 `예수의 몸`을 노래했다. 두 번 반복되는 `하느님의 어린양`을 노래할 때 두 번째 소절에서는 허밍으로만 불렀다. 젊은이들은 허밍으로 노래하는 그 순간, 아름다운 화음이 자아내는 성스러운 분위기를 통해 하느님 신비로 들어가는 체험을 한다고 고백하곤 했다. 청년들은 물론 어른들도 전례 안에서 감동을 했고, 더 많은 부모가 냉담 중이거나 미신자인 자녀를 젊은이 미사에 데려와 함께 참례하기 시작했다.

 청년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는 점차 부모 초대를 받은 청년으로 가득 채워졌다. 점차 공동체에 참여하는 청년들이 늘어나자 청년들은 자신의 청년회를 알리고 싶어했다. 사실 어른들에게 청년들 모습을 노출하는 것은 교회 전체에 이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작업이자, 부모들이 자녀를 초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다음은 교중미사 공지사항 때 청년들이 `청년학교`를 홍보하기 위해 선보인 콩트다.
 
 청년 1호는 친구들이 많다(환호). 하지만 나눔에 목마르다(고개 숙임).
 청년 2호는 올해 대학교에 합격했다(거만).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까?
 청년 3호는 꽤 성공했다(돈다발 흔듦). 하지만 행복하지 않다.
 청년 4호는 매주 미사에 온다(거룩). 하지만 오기만 한다. 아는 게 없다.
 청년 5호는 엄마와 미사에 온다. 이제는 친구와 함께 다니고 싶다.
 내레이션: 청년 1호, 2호, 3호, 4호, 5호와 같은 사람들은 청년학교로 오세요. 청년학교는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삶과 신앙을 나누는 즐거운 장입니다(스크린에 기뻐하는 청년들의 얼굴이 나온다). 청년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자녀를 초대하고 싶은 부모님은 추천 신청서를 작성해주세요. 저희가 초대하겠습니다.
 
 본당 공동체 안에서 복음에 맛 들이고 건강하게 삶을 나누는 청년들 모습을 보며, 많은 부모가 자녀를 교회로 초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청년학교에 등록한 57명 청년 대부분은 부모 초대로 공동체에 들어온 친구들이다.

 부모들은 자녀가 좋은 공동체에 참여하고 좋은 친구와 사귀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을 가까이 있는 좋은 공동체로 이끄는 적극적 권유다. 부모들의 이 작고도 큰 노력이 청년들을 구원하는 첫 단추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서울 무악재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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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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