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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잦은 고국에 사랑 심어주고파"

대구가대 파견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신학생 크리스티앙, 에리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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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에 파견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신학생 크리스티앙(왼쪽)과 에리티에.
 
 
   "새로운 가정을 만난 것처럼 편안합니다. 이방인이라고 느껴지지 않아요."(크리스티앙)
 "처음에는 문화가 달라 겁이 났지만 한국인 신학생과 같이 기도하며 밥 먹고 사는 게 행복합니다."(에리티에)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방기대교구 소속 신학생 두 명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짧은 한국어로 신학생들과 장난도 친다.

 지난 8월부터 대구가톨릭대 하양캠퍼스에서 신학생들과 생활하고 있는 크리스티앙 엑쥐페리 앙바가 둔구아(25), 에리티에 르두트 폴로마요 잘루아(26)를 만났다.

 "한국인 유전자에는 친절함이 있는 것 같아요. 흑인을 처음 보는지 우리를 보며 깜짝 놀라는 학생도 있어요. 피부를 만져보는 어린아이들은 우리를 웃게 합니다."

 이들이 대구대교구에 파견돼 신학교육을 받게 된 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대구관구) 수녀들 덕분이다. 수녀들은 20년 전부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들어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서 시약소를 운영하며 장애인을 돌봐왔다. 신학교 운영과 사제 양성에 어려움을 겪는 방기대교구는 수녀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했고,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대구대교구는 현지 신학생에게 신학교육을 제공하기로 한 것.

 신학 수업에 앞서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이들은 둘 다 소신학교 출신이다. 국경을 마주한 카메룬에서 대신학교 과정을 3학년까지 마치고 왔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잦은 내전으로 미움과 증오의 문화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부족 간 복수와 분쟁이 일어나는 그곳에 사랑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크리스티앙은 "사랑을 심어주지 않는다면 내겐 살아갈 의미가 없다"면서 "하느님은 사랑이심을 보여주기 위해 사제가 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크리스티앙은 농장기술자인 아버지와 간호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여덟 형제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8살 때부터 사제의 꿈을 키워온 에리티에는 "누군가를 위해 봉사할 때 참 기쁨을 느낀다"며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에리티에는 일부다처제 영향으로 아내가 두 명인 아버지를 언급하며, "자식간 질투가 심했는데, 내가 신학교에 들어간 후 서로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대구가톨릭대 하양캠퍼스 신학관 책임자 박영봉 신부는 "이들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교회와 한국교회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며 "살아있는 한국교회 분위기를 맘껏 체험하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신학생은 대구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은 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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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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