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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친화적인 본당 이야기] <22>청소년을 동반하는 성인 봉사자

성숙하고 복음적 성인 봉사자부터 양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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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무악재본당 자모협력자와 착한 아버지 모임 회원들.
성인 봉사자들은 청소년을 위해 봉사함으로써 교회 사목에 참여하고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한다.
 

  미국교회 청소년사목 지침서인 「A vision of youth ministry」는 청소년사목은 청소년을 향한(to youth), 청소년과 함께(with youth), 청소년에 의한(by youth), 청소년을 위한(for youth)이라는 네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고 말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청소년 스스로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게 쉽지 않기에 이들을 돕거나 동반해줄 성인 봉사자를 선발해야 한다. 필자가 무악재본당을 청소년 친화적 본당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성인 봉사자를 뽑는 것이었다.

 성인 봉사자는 청소년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엄격한 기준과 객관성을 바탕으로 선발해야 한다. 신앙심이 깊고 열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가정생활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영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 과도하게 참견하거나 투신하려는 사람은 경계해야 한다.

 성인 봉사자 선발과 청년 봉사자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청년들은 경험이 부족하고 학업과 취업, 결혼 등으로 봉사기간이 짧은 약점이 있지만 그들에게도 성장과 양성을 위한 봉사의 장이 필요하다. 청소년은 나이를 먹을수록 부모보다 또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므로 초등부 고학년이나 중고등부 학생들과는 청소년 시기 문제를 겪은 지 오래되지 않은 청년 봉사자가 교감하기 쉽다.

 이러한 몇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사목위원들 추천을 받아 봉사자를 선발했다. 이들은 청소년 사목위원회와 유아신앙학교 봉사자, 교리교사, 어린이 소공동체 말씀터 말씀지기, 착한 아버지 모임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러 개 봉사 그룹이 활동하다 보면 경쟁적, 배타적 관계가 형성되기 쉽다. 필자는 기회가 될 때마다 봉사자들이 그룹 사이에 관계를 맺고 서로 협력할 수 있게 도왔다.

 여름 캠프를 앞둔 시점, 봉사자들은 자기 그룹 일을 챙기면서 다른 그룹과도 소통하느라 무척 예민해져 있었다. 필자는 꽤 고급스러운 뷔페식당을 예약해 초등부와 청소년부 교사, 자모협력자, 청년 리더들을 모두 초대했다.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 식당이라 다들 설레는 눈치였다. 빨리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참가자들에게 규칙 한 가지를 제안했다. 새 접시에 음식을 담을 때마다 자리를 옮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반드시 새로운 그룹 사람과 함께 앉아 식사를 해야 하고, 아는 사람들끼리 뭉쳐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캠프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성당에서 보냈지만, 다른 그룹에는 누가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함께 식사하는 과정에서 다른 공동체에까지 시선을 넓히게 됐다. 또 서로에게 열린 관계를 형성하며 협력할 준비를 했다. 특권의식이나 아이들에 대한 독점의식을 내려놓고 자신들이 하는 일이 하느님 영광과 아이들을 위한 것임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이다.

 성인 봉사자 양성에서 또 하나 중요한 원칙은 이들이 지나치게 일에만 몰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의 에너지는 금세 소진된다. 마르타의 손과 마리아의 마음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들의 영적 갈증을 알아채고 채워줘야 한다. 자신들 일이 평신도로서 사도직을 살아가는 과정이며 교회사목에 참여하는 것임을 일깨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사람은 성인봉사자 자신과 그 가정이다. 이들은 봉사를 통해 전에는 몰랐던 자녀의 모습을 발견했다. 자신의 아이에만 집중할 때는 미처 살피지 못했던 부분들이다.

 본당에 성숙하고 복음적인 성인 봉사자가 많아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말이 있다. 옛날 우리네 어르신들이 그러했듯이, 마을 사람들 모두 부모 형제가 되어 내 아이와 남의 집 아이 가릴 것 없이 길러내는 본당공동체가 되길 바란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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