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스타 토크 talk] 원모어찬스(정지찬, 박원)

“노래로 함께 공감하며 위로·희망 주고 싶어요”/ 음악 봉사 통해 참사랑의 소중함 체험/ 좋아하는 것 열심히 하면 결국 꿈 이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왼쪽부터 박원씨, 정지찬씨.
 

지난 11일 서울 혜화동 동성고 대강당 복도에서 작은음악회가 열렸다. 외국인 근로자 무료 진료소인 라파엘클리닉(대표이사 김유영, 지도 고찬근 신부)을 돕기 위해 노영심(마리보나)씨를 비롯한 음악인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재능기부의 장이었다. 이날 음악회에는 남성 프로젝트 듀오 ‘원모어찬스(정지찬·박원)’도 동참했다.

“2010년 노영심씨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한 번 보자고. 그때 만나서 라파엘클리닉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됐어요. 당시에는 단순히 ‘많은 분들이 좋은 일 하시는구나’ 정도의 느낌이었어요.”

공연 후 동성고 강당 4층 복도에 마련된 진료소를 직접 돌아보게 된 정지찬은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돌보고 있는 의료 봉사자들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갑자기 저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핑 도는 거예요. 제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사랑’이라는 것이 너무 작게 느껴질 정도로 너무 큰 사랑을 본 거죠. 마음이 깨끗하게 치유받은 기분이었어요.”

원모어찬스는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음악회에 모두 개근했다. 라디오극장 콘셉트로 꾸며진 올해에는 PD라는 중책도 맡았다.

“작은음악회는 제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매번 음악회를 통해 새로운 감동을 받습니다. 좋은 일에 작은 힘을 보탤 수 있어 행복하고요.”

사실 대중들에게 ‘원모어찬스’는 조금 낯설다. 하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그룹 멤버 정지찬(40), 박원(27)은 실력파 뮤지션들의 등용문인 유재하 음악경연대회(9회, 18회) 대상 출신이다. 직접 곡을 쓰고, 연주하고 노래해야만 참가할 수 있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이들의 실력을 간접적으로 보증해준다. 게다가 정지찬은 한국 대중 음악계에 화제를 일으킨 ‘나는가수다’ 시즌1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다.

원모어찬스라는 그룹명은 박원의 ‘원’과 정지찬의 별명인 ‘찬스’를 조합해 만들었다. 하지만 정지찬은 그것보다 더 깊은 뜻이 있다고 덧붙인다.

“매일 당연히 주어지는 하루지만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값진 하루가 될 수 있어요. 저희에게는 매일 음악을 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모두 ‘원모어찬스’라고 생각해요.”

2010년 결성돼 싱글과 미니 앨범을 통해 활동해 오던 그룹은 최근 정규 1집 퍼스트앨범(First Album)을 발표하고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정지찬은 이번 앨범을 두고 “지난 2년간 원모어찬스가 걸어온 행보”라고 표현했다.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답게 앨범에 수록된 13곡 모두 직접 작사, 작곡, 편곡해 완성도를 높였다.

“모든 곡이 저희의 이야기예요. 멤버 각자, 혹은 함께하면서 느꼈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곡으로 담아냈어요. ‘음악은 놀이’라는 모토로 재밌게 놀다 보니 한 곡 두 곡 완성됐어요.”

차분하고 절제된 정지찬의 목소리와 박원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음악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원모어찬스의 콘서트 게스트로 출연한 노영심은 “원모어찬스 음반을 듣는 내내, 내가 위로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같은 뮤지션에게서 음악으로 위로를 받는다는 건 참 행복한 경험”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누군가 슬플 때, 즐거운 이야기로 기분을 풀어주기보다 그 사람의 슬픔에 대해 공감해줄 때 더 위안이 되잖아요. 저희 노래를 통해 많은 분들이 위로와 희망을 얻는다고 말씀해 주세요. 함께 공감하고 느끼는 것이 결국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모어찬스는 얼마 전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유스 독자들에게 격려의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저희 앨범 수록곡 ‘럭셔리버스’라는 곡에 ‘먼 훗날 뒤돌아보면 모두 럭셔리한 무용담 걱정할 필요 없어 모두 추억이 될 테니’라는 가사가 있어요. 저는 성경 말씀 중에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라는 구절을 가장 공감해요. 한 치 앞을 모르는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내맡김을 통해 평안함을 얻을 수 있다고 봐요. 결과 여부를 떠나 모든 것은 추억이 돼요.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한편 박원은 라파엘클리닉 작은음악회의 인연을 계기로 곧 예비신자 교리를 받을 예정이다.

“저는 성당의 차분한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가족과 친구들의 위로가 힘이 되지 않을 정도로 힘들고 답답할 때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종종 집 근처에 있는 성당을 찾았어요. 새벽 미사를 준비하는 신자들 틈에서 미사 시작 전까지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 졌어요. 열심히 교리 공부해서 멋진 세례명을 갖고 싶습니다.”

원모어찬스는 오는 12월 28~29일 서울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연말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음악을 통해 좋은 이야기와 에너지를 나누는 것이 원모어찬스의 꿈이다.

“음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음악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다 보면 고된 과정조차 즐거움이 되고 결국 꿈을 이루게 된다고 믿어요.”


조대형 기자 (michael@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11-2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6. 27

1요한 3장 10절
의로운 일을 실천하지 않는 자는 모두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도 그렇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