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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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학개론] 친한 친구가 다른 사람들에게 제 욕을 하고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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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말 화가 나요. 친한 친구라 생각했는데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친한 친구인데, 그 친구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제 욕을 하고 다니는 걸 얼마 전에 알게 됐어요. 제 앞에서는 천사의 얼굴을 하고 모든 걸 이해해주는 척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제 험담을 늘어놓고……. 정말 화가 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가서 따져야 할까요? 이렇게 되니까 친구도 못 믿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A. 친한 친구가 욕을 하고 다닌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면 정말 속상하고 화가 날 것 같아요.

당장이라도 절교를 선언하고 싶을 것 같은데 우리 친구는 생각을 하고 있군요. 훌륭합니다. 친구를 잃는 것은 순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절친을 얻는 건 긴 시간과 많은 사랑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자칫하다가는 친구끼리 서로 험담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건 마귀가 좋아하는 일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어떻게 하는 게 주님이 좋아하실 일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성모님도 가브리엘 천사가 예수님 잉태소식을 알려주었을 때 처녀가 아이를 잉태한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었지만 곰곰이 생각하고 나서 응답하셨습니다.

일단 친한 친구가 험담을 했다는 걸 알려준 사람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그런 걸 알려주었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옛말에 나라임금님 흉도 뒤에서는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험담을 하면 안 되지만 약한 인간인지라 그럴 수 있는데 그걸 옮기는 사람의 동기는 어떤 것일까요? 또한 말이라는 것은 그 말을 한 상황이라는 것이 있는데 옮길 때는 옮기고 싶은 내용만 옮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 험담이 어떤 내용인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자신만 모르는 비밀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어떤 점 때문에 불편하지만 말을 해주면 관계가 나빠질까봐 견디어 주고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나 자신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고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나도 알고 있지만 고칠 수 없는 약점이 있습니다. 외모와 관련되었다던 지 가정사 또는 성적 등의 문제는 노력해서 변하기 어려운 부분들입니다. 이런 경우에 친한 친구가 뒷말을 했다면 더 많이 속상할 것 같습니다. 친구라면 나의 허물을 앞에서 말해주어야 하지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성장한 문화에 따라서 앞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예의로 생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뒤에서 말해 다른 사람을 통하여 알게 되면 나는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을 통해서 말이 들어가게 함으로써 그 사람이 알아차리고 고칠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경우들을 곰곰이 생각한 후 친한 친구를 따로 만나자고 청합니다. 나에 관해서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을 좀 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친구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말을 포함해서 지금 내가 얼마만큼 속상한지를 전달해야겠지요.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옛말처럼 친구와 우정이 더 돈독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부족함을 지녔고 또 성장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고 어리석은 일도 저지를 수 있습니다. 친구와 일어나는 일들 안에서 용서를 배우고 우정을 키워나갈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섣부른 판단보다 좋은 건 대화이고, 오해보다 좋은 건 이해입니다.



청소년 청년 여러분들의 고민을 mary@catimes.kr로 보내주세요.


전은경 수녀(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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