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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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멘티 꿈꾸는 Youth에게] 소프라노 조수미(소화 데레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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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성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한 성악가가 되기 위해 어떠한 마음으로 무대에 서고 어떻게 하면 자신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요?

우선 좋은 성악가라는 것을 정의하기가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무대에 서는 사람은 관객을 대상으로 자신의 가진 것을 전달하는 의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관객을 대상으로 노래를 하기 전에 ‘자신에게 만족할 만큼 충분히 연습과 노력을 했는가’가 우선 무대에 서는 성악가의 자세가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자세는 기본적으로 관객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바탕이 되는 생각이고, 그러기 위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의 자신감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관객에게 자신을 잘 전달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어떻게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곡에 몰입하는가’라는 질문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물론 흔히 말하는 음악적 재능, 기량 등이 중요한 요소지만 이러한 요소가 연습,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성숙돼 있다고 가정하면, 무대에서 노래를 할 때 너무 관객을 의식해서도, 너무 자신감이 넘쳐도 관객에게 전달되는 자신의 음악 완성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평소 연습한 대로, 그 노래가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대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게 자신을 무대에서 표현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2) 세계적 소프라노가 되기 위해 극복해야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리고 조수미 선생님의 자기 관리법을 알고 싶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일단 배운 대로 많은 연습을 하고 늘 노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마음가짐과 노래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즐거워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성악가는 몸이 곧 악기이므로 건강한 신체를 통해 아름다운 음악을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기에 건강관리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항들은 가장 기초적인 내용으로,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월한 위치(세계적이라는 것은 최고 또는 최소한 남들보다 잘한다는 의미니까)에 서기 위해서는 남들이 못하는 것을 잘 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외국어 능력(이태리어,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등)은 물론 문화와 역사성에 대한 이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교성 등이 필요합니다. 저만의 특별한 비법 같은 것은 없습니다. 늘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해 노력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지요.

3) 유학생활 할 때 동양인으로서 차별받은 것은 없었는지요? 유학생활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서양음악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기 전까지 한국을 아는 서양인이 그리 많지 않아 어디에 가든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하는 질문을 먼저 받곤 했습니다. 한국에서 온 작은 동양인이 그들의 오페라를 공부하고 연주하러 왔다는 것 자체가 큰 키의 서양인이 판소리를 배우러 우리나라에 온 것만큼 신기하다는 반응이었고, 그들의 편견에 맞서는 것 또한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오페라 배역을 제안 받아 오디션을 보러 가면 동양인이 서양의 오페라를 한다며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지휘자나 음악감독이 있어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놓고 말겠다는 오기를 갖고 오디션을 보기도 했습니다. 콩쿠르에 입상해서 상금을 받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보내온 돈을 절약해가며 생활해야 했기에 영양실조와 빈혈로 쓰러진 적도 있었고 이탈리아의 강한 태양을 자외선 차단제 없이 그대로 쐬며 하루를 보내다보니 피부가 많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많은 어려움을 감수하며 오직 저의 음악적 발전과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도전하는 자세로 노력해 왔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가의 길은 스스로에게 엄격해야하고 많은 인내를 감수하며 걸어가야 하는 길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적극적이고 패기 넘치는 자세로 어려움과 맞닥뜨려 하나씩 성취해 간다면, 언젠가는 여러분의 꿈을 모두 이룬 행복한 사람이 되어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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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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