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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친화적 본당 이야기] <27> 대입 수험생과 부모를 위한 사목적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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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무악재성당 벽에 붙은 수험생들 사진.
수험생을 위한 본당 공동체의 사목적 배려는 젊은이들을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요즘 서울 무악재성당에서 한 무리의 젊은 친구들이 성탄 구유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결성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이 그룹은 얼마 전 수능시험을 본 수험생들이다. 수험생 미사와 MT로 얼굴을 익힌 이들은 구유 만들기 모임과 평일미사로 신앙생활에 재미를 붙이는 중이다.

 젊은이들을 교회로 초대하려면 시기에 맞는 사목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젊은이들이 삶의 한 고비를 넘기는 시기나 마음이 고독한 시기에 본당 공동체가 함께 지지해주고 있음을 느낀다면, 이를 발판으로 건강하게 다음 시기로 나아가게 된다. 냉담했던 이에게는 공동체로 돌아오는 계기가 된다. 따라서 수험생을 위한 사목적 배려는 그들을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무악재본당은 매년 가을이 되면 수험생들 이름과 사진을 성전 앞에 붙여놓는다. 수능시험이 54일 남았을 때부터는 수험생 부모들이 모여서 자녀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고, 성모상 앞에서 `살베 레지나(여왕이시며)`를 노래한다. 필자는 이때 수험생 학부모끼리 서로 인사하게 하고, 어려움과 애환을 나눌 수 있게 도왔다. 또 자녀를 수험생 미사와 MT에 보내도록 적극 홍보했다. 수험생 미사와 MT는 자녀들이 하느님께 힘을 얻을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본당 공동체 역시 수험생들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매일 미사 후 마침기도로 "성녀 레지나(수험생의 세례명), 수험생들을 위하여 빌어주소서"하고 수험생 개개인의 성인 호칭기도를 함께 바쳤다. 본당 공동체 기도는 수험생 부모들에게 정서적으로, 영적으로 큰 격려가 됐을 것이다.

 수능시험 전날에는 수험생활 동안 하느님과의 관계가 소원해졌을 학생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전례를 마련했다. 부모님과 함께 미사에 참례한 학생들은 대부분 냉담 중이던 이들이다. 수험생들은 사제의 축복을 받고 떼제노래를 부르며 시험 전날의 불안함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갔다. 필자는 수험생들에게 격려문자도 보냈다. 수능시험처럼 인생에서 중요한 한 과정을 지날 때 사목자가 자신을 기억하고, 본당 공동체가 함께 기도해준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수험생들이 지속해서 본당에 참여하게 하기 위해 정시모집 전형 시작 전 MT를 열었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함께 놀자는 것이었다. MT에 참가한 수험생들은 대부분 처음 보는 사이였다. 그러나 같은 지역에 사는 만큼, 동창이 많아 금방 친해졌다. 봉사자들은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친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또 나눔 주제를 주어 사이사이에 자신의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저녁에는 짧지만 깊은 기도를 함께했고, 기도 중 고해성사 시간을 가져 긴 냉담을 풀도록 도왔다.

 수험생 MT는 수험생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자리다. 수험생들은 시험 압박감에서 벗어나 함께 어울려 놀며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이룬다. 참가자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수험생활의 어려움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고 평했다. 몇몇 친구들은 "부모님 권유 때문에 마지못해 참석했는데,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깊은 이야기까지 나누게 돼 잠들기가 아까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수험생과 부모를 위한 사목적 배려는 사실 품이 많이 들고 마음도 많이 쓰인다. 그러나 이 시기는 젊은 친구들이 하느님과 화해하고 다시 교회 공동체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가장 좋은 때다. 실제로 매년 예비신자 5~6명이 이 과정을 통해 세례를 받았다. 예비교사와 청년리더로 봉사하기를 원하는 친구들도 생겨났다.

 매년 성탄을 앞두고 본당 공동체에 젊음의 에너지를 더해주는 수험생들은 빛으로 오실 아기 예수님께 큰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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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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