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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친화적 본당 이야기] <28> 청소년과 함께하는 전 신자 캠프

모든 세대 아우르는 만남 통해 화합과 일치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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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신자 캠프는 전 세대를 하나로 모으는 프로그램과 연령대별 그룹의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해야 한다.
사진은 전 신자 캠프에서 미사 참례 중인 무악재본당 신자들.
 
 
 필자가 서울 무악재본당에 부임한 지 2년이 돼가던 2011년, 본당 각 그룹은 어느 정도 활성화돼 안정권에 들어섰다. 이때야말로 청소년 친화적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 여러 세대가 만날 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가 참여하는 전 신자 캠프를 기획했다.

 많은 본당이 가족 단위 피정이나 캠프를 준비한다. 그러나 보통 성인 중심 프로그램에 아이들이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저녁에는 성인 남성들의 술자리가 벌어져 아이들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때문에 단순히 여러 세대가 함께 참여한다고 가족피정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단위그룹이 먼저 만들어져야 전체 공동체가 모였을 때 하나로 통합될 수 있다. 청소년 세대를 `성인과 함께하는 사목(with youth)`으로 초대하려면 먼저 `그들에 의한 그룹(by youth)`이 잘 이뤄져 그들 욕구가 충족돼야 한다. 이를 위해 무악재본당 전 신자 캠프는 전 세대를 하나로 모으는 시간을 가지면서도, 각 그룹의 필요와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여기에 다섯 가지 중점을 뒀다.

 첫 번째는 상호 접촉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어른과 아이들, 노인과 청년들이 만날 때마다 손뼉을 마주치며 하이파이브를 하게 했다. 짧은 순간이지만 눈을 마주치고 스킨십을 함으로써 친밀감을 느끼게 됐다. 처음에는 아이도 어른도 부끄러워했지만, 몇몇 신자들이 용기를 내어 다가가자 이내 마음을 열고 환한 얼굴로 화답했다.

 두 번째는 성인들의 포용적 시선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먼저 마음을 열 때 비로소 마음의 빗장을 풀고 다가온다. 캠프에 참여하는 성인들에게는 "캠프에 온 아이들은 모두 우리 아이이며, 특별히 자기 자녀만 챙기는 경우가 없게 하라"고 미리 당부했다. 부모 없이 아이들만 캠프에 참여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약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공유하는 것이다. 노인들과 어린아이들이 성인들과 같은 강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체력적 무리가 따른다. 때문에 어르신들이 편히 눕기도 하고 쉴 수도 있는 공간을 마련해 프로그램 중에도 언제든지 쉴 수 있게 배려했다. 4~9살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유아 신앙학교도 운영했다. 젊은 부모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자녀를 맡기면 아이들은 또래와 함께 신나게 놀고, 밥을 먹거나 잠을 잘 때는 다시 부모와 함께할 수 있게 했다.

 네 번째는 아기와 어린이를 위한 적절한 시간 배분이다. 아이를 어른과 같은 강도로 전례에 참여시키면, 전례 자체에 질려 다음에는 참여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이 전례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길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썼다. 어른들이 시작성가를 부를 때 어린이들이 입장하게 하고, 떼제기도 시간도 20분을 넘지 않게 조정했다.

 다섯 번째는 모이는 자리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레크리에이션 시간은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369 게임, 빨대 물고 과자 옮기기, 물총 싸움 등 단순한 게임으로 구성했다. 처음에는 "어른들하고 무슨 게임을 해요"하며 볼멘소리를 내던 아이들이 나중에는 "어른들과 놀아드리느라 엄청 애 많이 썼어요!"하며 넉살을 떨었다. 장기자랑 시간에 청소년들이 댄스를 선보이자 흥을 이기지 못한 어른들이 함께 춤을 추며 기쁨의 축제를 즐겼다.

 전 신자 캠프를 위해 본당 많은 봉사자가 한 달여를 준비했다. 그만큼 품도 많이 들고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캠프는 그야말로 어린이, 청소년, 청년, 노인 친화적인 본당 공동체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교회는 젊은이들과 더불어 나누어야 할 이야기를 많이 지니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교회와 더불어 나누어야 할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호 대화, 즉 커다란 신뢰심과 명료성,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이루어지는 그 대화는 세대 간의 만남과 교류를 위한 훌륭한 배경을 마련하여 줄 것이고, 교회와 시민사회의 부요와 젊음의 원천이 되어 줄 것이다"(「평신도 그리스도인」 46항)하고 말씀하신다. 본당 공동체 안에서 세대 간 소통의 장이 마련될 때 교회는 젊은이들을 성장시키고 젊은이들은 교회에 새로운 젊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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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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