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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호란 교사는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백영민 기자 hee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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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교육은 꿈을 크게 갖게 합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급급한 성공이 아니라 삶에 대한 열정을 갖게 하지요."
4~5일 경북 영천 산자연학교(교장 정홍규 신부)가 주관한 `나이토르 프로그램`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브라이언 호란(Brian Horan, 요셉, 56) 교사는 "학교와 교사, 부모는 아이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탈렌트를 완전하게 발휘하며 살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안정한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학교는 `말이 통하지 않는 곳`입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안 되는 게 많고, 배우는 게 지겨운 나이입니다."
호란씨는 36년 차 교사로, 호주 노스캐롤라이나의 가톨릭 레저널 컬리지에서 10학년(고1)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2009년 동료 교사들과 함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남학생을 위한 나이토르 프로그램을 개발해 진행하고 있다. `나이토르`(NITOR)란 노력, 자활, 인내를 뜻하는 라틴어를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나이토르 프로그램은 올바른 남성상은 무엇이며,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프로그램은 1년 과정으로, 남자 교사 두 명이 학생 30명을 가르친다. 일반 교과과목을 바탕으로 비판적 사고와 협동심, 창의력을 기를 수 있게 짜여 있다.
"획일화된 교육 체계 안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교육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해요. 신체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정신적 성장도 함께 이뤄져야지요."
호란씨가 남학생을 위한 교육에 관심을 둔 것은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해 감정 표현에 서툴고 소통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나이토르 프로그램은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하는 시기에 정체성과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호란씨는 "학생들이 부모와 가장 대화가 안 되는 청소년기에 중재자가 필요한데, 그 중재자는 교사가 될 수 있다"며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 형성"이라고 설명했다.
"관계를 형성해야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제게 수업에 관련된 질문뿐 아니라 가족간 갈등이나 개인 문제도 시시콜콜 다 털어놓습니다. 교실에서 겉돌던 학생들은 관계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자신이 특별한 존재임을 느끼게 됩니다.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호란씨는 나이토르 교육을 받는 학생들과 주고받는 휴대전화가 따로 있다. 일명 `나이토르 폰`. 그는 학생들과 24시간 연락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따로 마련했다. 그는 학교폭력과 왕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교육을 언급했다.
"학교폭력이나 왕따는 학생과 교사, 학생과 부모 간에 관계가 형성되지 않아
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호란씨는 "인성교육의 시작은 교사들의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왜 교사가 됐고, 학생들에게 무엇을 주고자 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졸업생들에게 아이폰5를 선물받은 그는 "학생들이 좋은 대학과 직장만 바라보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신 탈렌트와 잠재력을 잘 찾아서 발휘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토르 프로그램은 지난 봄 EBS에서 방영된 `심리다큐, 남자-소년에서 남자로`를 통해 전파를 탔고, 이번 세미나는 방송을 본 산자연학교장 정홍규 신부(대구대교구)가 나이토르 프로그램를 국내 교육자들과 공유하고자 개최했다.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