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2회 살레시오 청년대회에 참가한 청년과 수도자들이 세상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온몸으로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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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전 정림동 갑천(川)변, 청년 350여 명과 수도자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렸다.
이들은 다섯 걸음마다 바닥에 엎드려 병자와 재소자, 가난한 이, 이주민 등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도했다. 한 시간 동안 침묵 속에서 온몸으로 기도를 바친 이들은 흙투성이가 됐지만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번졌다.
15~17일 대전 정림동 살레시오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제2회 살레시오 청년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은 자신의 삶과 신앙, 예수님 사랑을 체험한 기억을 나누고, 어려움을 겪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다.
10대에 백혈병으로 투병한 장영천(테오도로, 22)씨는 "당시 미신자였지만, 나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느님은 결코 멀리 계시지 않고 부모님과 친구들 안에 깃들어 계신다"는 내용의 신앙체험을 발표해 박수를 받았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도 대회 둘째 날 청년들과 함께했다. 신앙인을 재판하는 가상의 상황에서 유 주교는 증인 역을 맡아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검사 역을 맡은 청년이 "하느님이 계시다면 왜 세상에 악과 고통이 있느냐"고 묻자 "세상에 불평등과 폭력, 억압이 있는 것은 인간이 하느님 가르침대로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일곱가지 성사가 있지만 인간이야말로 하느님의 살아있는 성사"라며 "인간을 사랑함으로써 하느님께 가장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수련원은 큰 소리로 찬양하고 율동하는 청년들로 대회 내내 활기가 넘쳤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장 남상헌 신부는 "청년들이 고민과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하느님께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채울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라며 "젊은이들의 역동성과 하느님을 만난 기쁨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강예진(가타리나, 20)씨는 "같은 신앙을 가진 청년들과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면서 끈끈한 우애를 확인했다"며 "평소 미사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열기에 다시 신앙이 불타오르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