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1일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서 일제히 막이 올라 1년여의 여정을 걸어온 ‘신앙의 해’가 끊임없는 신앙 쇄신의 필요성을 재확인시키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느님 백성들이 ‘새로운 열정·새로운 방식·새로운 표현’으로 복음화 대장정에 나서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신앙의 해는 교회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노력이 이뤄졌음에도 공동체 성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아쉬움 속에 역사의 한켠으로 저물었다.
신앙의 해를 지내며 한국교회 곳곳에서는 신앙 성숙을 통해 믿음의 문을 새롭게 열어가고자 하는 다채로운 모색들이 이뤄졌다. 특히 신앙 교리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성경 공부를 위한 필사,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붐을 이루며 신앙 성숙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들이 개인적 체험을 뛰어넘어 공동체의 성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회장 황석모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신앙의 해를 통해 교회가 서있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관찰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올바른 판단이 이뤄지지 못함으로 인해 성숙한 신앙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잃고 제자리걸음을 한 면이 적지 않았다”면서 “지금이라도 자신이 딛고 서있는 지형을 제대로 살피고 자기의 틀을 깰 수 있는 용기를 낼 때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박문수(프란치스코) 부원장은 “신앙의 해는 개개인의 신앙을 공동체적으로 승화시켜 신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모색의 일환이었다”면서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적인 성찰과 성장에 몰두해 공동체의 성장으로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앙의 해’가 신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끊임없는 신앙 쇄신의 길을 열어놓기 위함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폐막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에 다름 아니다.
의정부교구 사목연구소장 맹제영 신부는 “교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상황 속에서 신앙의 빛이 비추어야 하는 곳, 주님의 복음이 향해야 하는 곳은 무엇보다 공동선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현장들”이라면서 “신앙의 눈으로 우리 사회가 퍼뜨리고 있는 물질주의, 개인주의 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함으로써 쇄신의 길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사회사도직연구소 선한승(바실리오·한국사회노동연구원장) 연구위원은 “신앙의 해를 일회적 행사나 이벤트로 끝낼 게 아니라 신앙 단련을 위한 계기로 삼을 때 신앙 쇄신을 향한 여정은 더 힘차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