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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 정치와 종교 관계 원칙 재천명

허영엽 신부에게 듣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강론 배경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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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수석 비서인 허영엽 신부<사진>는 11월 25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열린 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 전날 신앙의 해 폐막미사에서 행한 염수정 대주교 강론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염수정 대주교가 신앙의 해 폐막미사 강론을 통해 정치에 대한 가톨릭교회 입장을 밝혔다. 배경은 무엇인가?

 "신앙의 해 폐막미사 강론 중 일부이다. 사실 내용이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가톨릭교회가 받아들이고 있는 정치와 종교 관계에 대한 원칙을 다시 한 번 말씀하신 것이다. 며칠 전(11월 22일) 정의구현전주교구 사제단 미사 강론 내용 중 연평도라든지, 이런 것들과 관련된 내용으로 신자들이 매우 혼란스럽고 당혹해했다. 교구청이나 여러 기관으로 항의전화도 많이 오고, 문의전화도 많이 왔다. 염 대주교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신자들에게 교회가 어떤 가르침을 갖고 있는지 말씀하셔야겠다는 취지에서 그 같은 강론을 하신 것이다."
 

 -염 대주교는 「가톨릭교회 교리서」(2442항)를 소개하면서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강론 내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에 나와 있는 것으로, 평신도의 고유 활동 영역은 이 세상이며, 세상 질서를 개선하는 것이 평신도의 의무라고 강조한 것이다. 예를 들면 정치인은 정치무대에서, 교사는 교사로서, 주부는 주부로서 삶을 통해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사제들도 복음 전파 사명을 지니게 되는데, 특별히 말씀 선포라든지, 성사를 통해 영성적ㆍ도덕적 도움을 줘야 한다고 (문헌에) 명시돼 있다.

 그리고 「가톨릭교회 교리서」에는 분명하게 사제가 직접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래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94년에 발표한 「사제의 직무와 생활 지침」은 사제가 정치나 사회활동에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주교님은 이런 부분들을 사제들이 깊이 숙고해야 한다고 하셨다. 교회의 근본적 가르침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라고 본다."
 

 -평신도의 정치 참여는 의무지만 사제가 직접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했다.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의 시국미사와 발언에 대해 신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개인적 의견이지만, 우리나라는 민주국가니까 신부들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법을 지키는 테두리 안에서 어떤 주장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적 판단이나 견해가 같을 수는 없다. 이번에 문제가 됐던 것은 강론에 나타난 부분이 신자들에게 너무 노출되면서 신자들이 굉장히 혼란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인정하고 동의하기가 어려우니까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논란은 정의구현사제단 일부 사제들의 시국미사 발언이 발단이 됐다. 가톨릭 전체의 입장이 아니다. 그럼에도 여야 정치권은 이 문제로 공방을 벌이고 있고, 심지어는 가톨릭의 갈등으로까지 왜곡하고 있다.

 "일단 가톨릭의 전체 입장이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혀 다른 입장도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구의 사목 책임자인 주교님들이 서로 의견을 합의해주신 것도 없는 상태이고, 신자들이 충분히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침묵을 지키는 다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톨릭이 갈등으로 분열돼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사제들의 시국미사를 비판하는 이들도 있고, 또 한편에서는 사제들이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다. 야당이나 여당이나 정치권이 이번 상황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쟁의 도구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본다. 정치가들이 더욱 더 대화하고 소통해서 국민들 짐을 덜어주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염수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오늘날 신앙의 가장 큰 걸림돌로 하느님처럼 행동하고 판단하려는 교만과 독선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떤 의미가 있는 말씀인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세상에서 교회의 가장 큰 위기는 미사 참례율이 떨어진다든지, 교회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진다든지 이런 것이 아니고, 하느님 없이 인간의 힘으로만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욕망이라고 하셨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하느님처럼, 하느님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 가치나 자신을 두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을 인정하지 않고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오늘날 세상에서 이것이 우리 신앙의 큰 걸림돌이 된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다."

   정리=남정률 기자



 
▲ 염수정 대주교는 세상 질서를 개선하는 것은 평신도 의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서울대교구 신앙의 해 폐막미사에서 기도하는 신자들.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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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교회 교리서」(2442항)

 정치 구조나 사회생활의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들이 할 일이 아니다. 이 임무는 동료 시민들과 더불어 주도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평신도들 소명이다. 사회 활동에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사회 활동은 항상 복음의 메시지와 교회의 가르침에 부합하며, 공동선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다운 열정으로 현세적인 일들을 활성화하고, 이를 위해 평화와 정의의 일꾼으로 행동하는 것"은 평신도의 의무이다.
 

 ▨ 교황청 성직자성 「사제의 직무와 생활 지침」



가톨릭평화신문  201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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