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종기 신부가 강경숙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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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비좁은 단칸방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어르신도, 불편한 몸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장애인도 추운 겨울 산타클로스처럼 자신의 집을 방문한 사제와 수도자를 맞으며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었다.
전주교구 사회사목국장 남종기 신부와 가정방문실 원장 이영일 수녀, 김재임 수녀는 6일 복지 사각지대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가정 5곳을 방문해 주님 사랑을 전했다. 남 신부와 수녀들은 20㎏짜리 쌀과 큼직한 과일 상자, 밑반찬을 일일이 전해주며 그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길 기도했다. 반가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어 두고 기다린 어르신들은 방문한 사목자의 손을 꼭 잡고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홀로 살아가는 임만애(젬마, 82) 어르신은 "어지러움과 두통이 심해져 2주째 주일 미사에 참례하지 못하고, 교무금도 내야 하는데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이렇게 누추한 곳에 신부님과 수녀님이 오시도록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남 신부는 "교무금 걱정보다 추운 겨울 따뜻하게 보내셔야 한다"면서 "봉성체를 하실 수 있도록 본당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승용차로도 한참 올라가야 다다르는 산자락 끝에서 시각장애인 아들과 사는 김황(78) 어르신은 귀가 어두워 상대 이야기를 잘 듣지 못하면서도 연신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뇌성마비로 1급 장애를 가진 강경숙(크리스티나)씨와 예비신자 이점순씨도 "평소 가정방문실 수녀님께서 정기적으로 방문해주시고, 아낌없이 도와주시는데 언제 이를 보답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마워했다.
그때마다 남 신부와 수녀들은 "저희는 예수님의 작은 심부름꾼일 뿐"이라며 "예수님께서 찾아오셨다고 생각하시고 `예수님 감사합니다`라고 기도만 하시면 된다"고 일러줬다. 남 신부와 수녀들은 방문 끝에 안수와 기도를 해주며 주님 안에서 평온히 살기를 기원했다.
전주교구는 가정방문실 주관으로 매년 추운 겨울에 극빈자 가정을 방문하고 있다. 20년째 사제들과 가정방문을 해온 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이날 갑작스런 사정이 생겨 처음으로 가정 방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20년 전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한다`는 정신으로 설립한 교구 가정지원 단체인 가정방문실은 수녀 두 명이 어려운 가정 70여 세대를 방문하며 생활비와 장학금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영일(거룩한 말씀의 수녀회) 원장 수녀는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이분들 한분 한분을 예수님으로 여긴다면 정성껏 돕지 않을 수 없다"며 "더 많은 이웃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기도드리고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