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의사협회(회장 홍영선)는 보건복지부와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연구원이 지난달 28일 ‘연명의료의 환자결정권 제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방안’을 주제로 한 공청회에서 제시한 ‘연명의료결정법(안)’에 대해 16일 의견서를 발표하고, 이 법안의 입법 시행을 졸속으로 계획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의견서에서 법안과 관련된 내용을 ▲환자의 자기 결정권에 대해 ▲해당 법 제정의 취지에 대해 ▲사전의료의향서에 대해 ▲병원윤리위원회의 존재에 대해 ▲제10조 5항 중 기본적인 의료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제11조 5항 중 환자의 명확한 의사표시 여부 판단에 대해 ▲제22조에 언급된 뇌사의 경우에 대해 ▲제23조 사전의료의향서 작성문화 조성에 대해 등으로 나눠, 조목조목 문제점을 제시했다.
의견서에서는 연명의료결정이 환자에게 필요하고 적절한 것을 식별해, 이를 제공하는 동시에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불필요한 것을 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 돼야함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이 환자의 일방적인 자기결정권에만 비중을 두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또한 의견서는 의사와 충분한 의학적 정보 교환이 없는 사전의료의향서는 참조 사항일 뿐이며 담당의사와 환자가 의학적 상태에 대한 대화를 통해 연명의료를 계획한 문서가 연명의료결정을 이행하는 최종 근거가 돼야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의견서는 이 법안은 병원윤리위원회의 존재를 필수 전제 조건으로 두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이러한 체계를 갖출 병·의원은 매우 한정돼 있고, 법이 제정된다 하더라도 이 위원회가 당장은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제10조 5항의 내용 중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이라는 모호한 표현은 이 법안이 안락사법으로 흐를 여지를 남겨 놓고 있으며, 제11조 5항 중 ‘환자의 명확한 의사표시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환자가 의사표시를 못할 경우, 가족이나 대리인의 의견에 진정성을 파악해야하는 위험성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이 법안이 임종기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안임에도, 제22조에 뇌사의 경우를 넣어 임종기 환자와 뇌사자의 개념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으며,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게 안락사의 길을 열어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협회는 국가가 사전의료의향서 작성 문화 조성(제23조)에 대해 보조를 할 것이 아니라 국민과 의료인의 생명과 죽음에 대한 인식 개선 방안과 호스피스-완화의료 시설 확충, 임종기 환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병원 윤리 위원회의 활성화 등의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협회는 진정으로 임종하는 환자를 도울 수 있는 국민들의 생명존중문화 고취와 호스피스 완화의료법 선행 없이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을 제정하는데 반대하고, 이 법안이 ‘자기 결정권에 의한 인간 존엄성 보호’의 이유로 향후 안락사법으로 이행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