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조사 결과 분석] <하>생명윤리ㆍ소공동체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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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성역할 분담 구도는 오래지 않아 훨씬 약화될 전망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격히 늘면서 최근 한국인의 `성ㆍ혼인ㆍ가정의식`이 급격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 대한 교회 가르침은 갈수록 현대 한국인들의 가치관과 충돌할 소지가 더 많아질 것이라 예상된다. 따라서 교회의 가정사목은 전통 가정의 유지 확대뿐 아니라 시대 조류에도 민감하게 호응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천주교 신자들이 신앙과 가장 모순된 태도를 보이는 분야가 `생명윤리`이다. 이번 설문에도 △`사형제 유지` 54.4 △`안락사 허용` 64.1 △태아가 심각한 이상이 있는 경우 인공유산 허용 62.6 △인공피임 허용 64.6였으며, 동성애 인정에도 17.2가 동의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핵심 신자의 절반 이상이 교회 가르침과 상반된 의식을 갖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생명에 관한 교회 가르침이 신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으며, 교회 가르침과 신자의 수용 태도 간에 거리가 있는 것을 보여준다. 또 신자들의 `이중성` 곧 사회생활에서 보이는 태도와 신앙생활에서 보이는 태도가 다른 점을 새삼 확인시켜 주는 결과이다. 가톨릭 신앙이 신자들의 내면에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앞으로 교회 생명운동은 `인격의 존엄성` 존중과 실현에 초점을 두고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신앙인의 정체성 강화와 신앙성숙을 위한 일상 교육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신자들의 본당 참여도를 알기 위해 `소속 본당의 구역ㆍ반(소공동체) 활성화 정도`에 대해 질문한 결과 △보통이다 45.1 △비교적 활성화된 편이다 31.1 △거의 활성화되지 않은 편이다 13.0 △매우 활성화돼 있다 7.1 △전혀 활성화되지 않았다 3.7 로 응답했다. `본인의 구역ㆍ반 모임 참여 정도`에 대해선 △전혀 안 함 36.8 △약간 소극적으로 23.6 △매우 적극적으로 16.6 △약간 적극적으로 14.6 △남들 하는 만큼 8.4 순으로 답했다. 이는 `구역ㆍ반모임 활성화 정도` 평가와 모순된 결과를 보여준다. 본인 참여도가 낮다면서, 본당의 구역ㆍ반 모임은 활성화된 편이라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실제 자신이 참여하는 실태를 보여주는 `본인 참여도`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현실에 더 가깝다. 이렇게 볼 때 의정부교구 본당 구역ㆍ반 모임은 `비활성화된 편`에 좀 더 가깝다고 진단해도 무방하다 하겠다.
`구역ㆍ반 모임 참여 이유`로는 △공동체 구성원과의 만남이 좋아서 29.2 △신자의 당연한 도리라서 26.6 △신앙생활에 유익해서 14.9 △신자로서의 의무감 때문에 14.4 △복음 나누기가 좋아서 9.4 △기타 1.9 △본당 신부ㆍ수녀의 권유 때문에 0.7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명의식과 함께 신앙성숙을 위한 신자들의 `재복음화`가 교회 사목의 가장 핵심 과제임을 확인시켜 준다. 신자들의 `인생관`을 바꾸지 않고는 아무것도 개선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인생의 가치관을 바꾸는 일이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중ㆍ장기 계획에 기초한 단계적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확고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