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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안은 아기가 교황 머리를 만지자 교황이 아기를 위해 모자를 벗고 있다.
전 세계인들은 이처럼 소탈한 교황 모습에 환호를 보내며 가톨릭교회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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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2013년은 가톨릭교회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교황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올해의 인물로 교황을 꼽았고, 11억 9000만 명이 사용하는 SNS 페이스북에서도 올해 가장 화제가 된 단어는 교황이었습니다. 요즘 이탈리아에서 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기 이름은 프란치스코라고 합니다.
종교를 떠나 많은 이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에 찬사와 환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교황에게서 섬기는 예수님을,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을 떠올리기 때문이 아닐까요. 가톨릭교회 수장이자, 세계인들의 영적 지도자라는 높은 위치에 있지만 지금 교황의 모습에선 1인자의 그 어떤 권위나 거리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오히려 기쁜 일이 있을 때 달려가 축하받고 싶고, 힘들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품에 안겨 위로받고 싶은 푸근한 할아버지처럼 여겨집니다.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온 그는 지난 3월 13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 앞에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혜성처럼 나타났습니다. 첫 남미 출신 교황, 첫 예수회 출신 교황, 프란치스코를 교황명으로 선택한 첫 교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처음`에서 파격, 소탈, 겸손, 가난, 실천, 기도로 바뀌었습니다.
교황의 시선은 늘 가난한 이들을 향해 있었습니다. 노숙자가 거리에서 굶어 죽는 일이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현실이야말로 비정상이라며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는 불공정한 세계 경제체제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가톨릭교회가 가난하고 상처 입고 버림받은 이들을 위해 거리로 나가기를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교황은 스스로 모범을 보였습니다. 이탈리아 첫 사목 방문지로 아프리카 난민 집결지인 람페두사섬을 찾았고, 부활절을 앞둔 성 목요일엔 청소년 교정시절을 찾아가 여성과 무슬림 청소년의 발을 씻겨주고 입을 맞췄습니다. 미국의 한 인터넷매체는 교황이 밤에 평상복 차림으로 교황청을 빠져나와 노숙인을 돕는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교황은 때론 신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놀라게 합니다. 그동안 노점상인, 살인을 저지른 죄수, 대학생,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고 입원해 있는 환자 등이 교황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받은 이들은 교황과 통화로 큰 사랑을 느껴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는 신자들이 교황의 위로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또 누구와 통화할 지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이후 교황청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교황은 검은 돈의 창구로 의혹받는 바티칸은행 투명화에 힘을 쏟았고, 사제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꾸려 이들을 위한 사목적 돌봄에 적극 나섰습니다. 또 자신의 결정이 자칫 독단이 될까 우려하며 각 대륙을 대표하는 자문추기경단을 꾸려 귀를 활짝 열어 놓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착좌 후 고해성사를 보고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이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교황은 오랫동안 교회에 등돌린 신자들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교황 일반알현이 있는 수요일과 교황 삼종기도가 있는 일요일이면 로마 성 베드로 광장은 세계 각국에서 몰려 온 신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를 외치는 신자들을 향해 교황은 환호를 받을 분은 예수님이라며 프란치스코보단 예수님을 외치라고 웃으며 말씀합니다.
지난 대림 3주일, 아침까지만 해도 화창했던 로마의 날씨가 돌변해 낮 12시 교황이 삼종기도를 바칠 즈음 비가 쏟아졌습니다. 교황은 비를 맞고 있는 신자들을 보며 마음이 아프다면서 평소보다 서둘러 삼종기도와 강론을 끝냈습니다. 이런 모습에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프란치스코를 외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교황의 모습에 환호를 보내고 감동하는 것에서 그쳐선 안 될 것입니다. 그가 보여주고 당부한 대로 우리도 신앙의 기쁨 안에서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해야 할 것입니다. 그가 몰고 온 변화의 바람이 끊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