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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의 기쁨」을 주제로 한 가톨릭과 개신교 합동 심포지엄에 참석한 청중들이 발제자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리길재 기자 |
가톨릭과 개신교의 학술 교류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매개고리로 훈풍을 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권고 「복음의 기쁨」을 주제로 한국의 가톨릭과 개신교 신학자들의 학술 교류가 물꼬를 텄다.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이자 기여는 전통적인 그리스도 중심의 복음 이해에 그치지 않고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과 결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가톨릭과 개신교의 교리적 경계를 넘어 교회일치를 위한 다양한 주제의 학술적 대화가 다양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가톨릭대 신학대학ㆍ신학과사상학회 주최로 7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에서 처음으로 열린 가톨릭ㆍ개신교 합동 심포지엄에서 이런 분위기가 극명하게 감지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복음의 기쁨」에 드러난 ‘교회 쇄신’과 ‘일치’, 그리고 공동선을 향한 복음 실천 ‘교회를 넘어 세상으로’라는 세 가지 큰 화두를 걸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격과 사상에 근거한 격의 없는 통합의 주제어들이 쏟아졌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에선 “하느님의 백성은 기도하였고, 추기경은 투표하였고, 하느님께서 결정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말입니다.” (조규만 주교) “성경 이외 책을 읽고 은혜를 입은 것은 「복음의 기쁨」이 처음이다.” (강성영 목사) “오늘 발표자로 나온 개신교 신학자들은 똑같은 옷만 입으면 구별할 수 없는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르는 형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병호 주교) 등 재치 넘치는 유머가 쏟아져 좌중을 웃기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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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일치
가톨릭과 개신교 신학자들은 “복음의 기쁨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며 성령의 열매로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 됨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있다”고 고백했다.
박종천(감리교 신학대학교 총장, 세계감리교협의회 신학교육위원회 위원장) 목사는 “「복음의 기쁨」은 현존하는 가톨릭교회와 정교회, 그리고 개신교회의 경계를 넘어 고대 그리스도교(초대 교회)의 복음적이고 교회 일치적인 신앙을 현대 세계의 언어로 소통하려는 ‘참 목자’의 말씀”이라고 평가했다.
「복음의 기쁨」이 발표됐을 때 18세기 감리교 창설자인 존 웨슬리 목사가 우리 시대로 다시 찾아왔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그는 “특권과 안일을 버리고 가난한 이들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목회(사목)와 선교에 실천했다는 점에서 두 지도자의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운철(가톨릭대 신학대학장, 신학과사상학회 회장) 신부는 “「복음의 기쁨」은 제도적인 교회관보다 하느님 백성의 교회관을, 전통 중심보다는 말씀 중심의 그리스도교를 제시함으로써 그리스도교의 다른 종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복음적 그리스도교의 보편성을 부각시켰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 권고는 교리 중심보다는 케리그마(선포 내용) 중심으로, 윤리적 규범보다는 구원과 사랑 중심으로 복음을 전개하기에 그리스도교 내의 동일성이 차이보다 훨씬 두드러져 종파 간의 교리적 논쟁 여지를 별로 남겨놓지 않는다”며 그 이유는 “그리스도와의 만남이 복음의 기쁨과 복음 선포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성영(한신대 교수) 목사는 교회 일치 영성을 「복음의 기쁨」에 자주 나오는 ‘다른 이들’ 즉 타자에 대한 영적 감수성에서 찾았다. 그는 “「복음의 기쁨」은 다른 이들과의 만남에서 타자를 환대하고 타자와의 새로운 관계 속에서 ‘함께 사는 신비’를 체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일치의 회심은 개인적 의미의 개종이나 종교적 회심과는 다른 의미로 타자와 다른 문화, 다른 종교, 더 나아가 생태계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의식과 태도의 근본적 변화”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복음의 기쁨」은 “그리스도인들을 교회 일치를 위한 대화에 초청할 뿐 아니라 전 세계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협력과 연대의 장으로 불러낸다”며 “하느님께로 향한 영적 동행은 전환기의 도전 속에 작아져만 가는 그리스도교가 인류의 일치와 구원을 감당할 만큼 더욱 커지는 길임을 알려준다”고 피력했다.
▨교회 쇄신
가톨릭과 개신교 신학자들은 교회 쇄신은 교회의 복음 선포 내용을 ‘그리스도의 인격과 파스카의 신비에 다시 중심을 두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의 빛 속에서만 우리는 시대 징표에 대한 ‘복음적인 분별’(「복음의 기쁨」 50항)을 할 수 있다.
영적 세속화는 사목자가 성장 추구형 관리자로 실적주의에 빠져서 세속적인 성공에 매달리고 복음적 자세나 복음적 목표가 부재한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설명한 백운철 신부는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는 사회에서 누구나 늑대처럼 영악하게 살고자 하지만 교황의 권고처럼 사제는 한 마리 잃어버린 양을 찾아 떠나는 착한 목자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복음적 회심’은 성령의 가장 위대한 은혜라고 한 박종천 목사는 “오직 성령 충만한 하느님 백성만이 ‘담대하게, 큰 소리로, 언제 어디서나, 또한 시류를 거슬러, 복음의 새로움을 선포할 힘을 가져’(「복음의 기쁨」 259항) 새로운 복음화로서 토착화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석성(서울신학대 총장, 한국기독교회 회장) 목사는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교회 역할을 하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 정신으로 사는 것”이라며 “자기 희생, 나눔과 봉사의 실천으로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정의를 실현하고, 정의로 평화를 구현할 때 비로소 교회 쇄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동선을 향한 복음 실천 ‘교회를 넘어 세상으로’
「복음의 기쁨」은 단지 비신자에게 교리를 가르쳐 세례를 주는 일로 선교의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복음의 기쁨과 생명이 다른 이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되는 복음화를 지향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권고
가톨릭평화신문 201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