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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장 슬픈 순간 ‘복음의 기쁨’ 전하는 이들

삶으로 신앙 증거하는 사람들 / 연령회 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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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을 잃고 슬픔에 잠겨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유가족에게 연령회는 장례 절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도맡아 하며 유가족을 위로한다. 사진은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을 때 연령회원들이 입관 예절을 하고 있는 모습. 평화신문 자료사진

누군가 우리 모습을 보고 가톨릭에 입교하겠다고 하면 어떨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에서 “우리는 모든 종교적 가르침이 복음 선포자의 생활 방식에서 드러나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42항)고 말한다. 복음의 아름다움을 모든 사람이 더욱 잘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 방한을 앞두고 삶으로 신앙을 증언하는 연령회원들을 찾았다.



수원교구 한 본당의 연령회 회장 김용선(시몬, 68)씨는 잠들기 전 항상 휴대전화를 머리맡에 놓는다. 연령회 봉사를 시작하면서 10년이 넘도록 이어오고 있는 습관이다. 그에겐 밤낮도, 쉬는 날도 없다.

“회장님, 김OO씨 아버님이 선종하셨습니다.” 전화 한 통에 김씨는 그 길로 유가족을 만나 장례절차와 방식을 설명한다. 밤 11시든 새벽 2시든 김씨는 열일 제쳐놓고 달려간다. 슬픔에 빠진 가족들 곁에서 김씨는 장례의 모든 과정을 함께한다.

자신의 삶에서 신앙을 증거하는 이들이 있다. 조용히, 하지만 강하게 주님의 말씀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본당 연령회 봉사자들이다.

연령회는 죽은 이의 장례를 도맡아 유가족을 위로하는 일을 한다. 교회 초기 때부터 있었던 위령기도가 죽은 이들에 대한 예절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연도로 토착화됐다. 연령회가 봉사하는 모습을 보며 냉담 중이던 신자가 냉담을 풀거나, 미신자들이 가톨릭에 입교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본당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던 김안나(안나, 서울 전농동본당)씨는 시아버지 상을 치르면서 본당 신자들이 제 일처럼 장례를 도와주고 기도하러 와준 것에 감동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변화는 남편이었다.

“미사 한 번 같이 가자고 할 때는 꿈쩍도 않더니, 연령회에서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성당 다닐까?’라고 물어보더라고요. 사흘 내내 문상객 안내부터 장지까지 따라가 입관할 때까지 기도를 해주는 것을 보고 남편이 많이 놀랐죠.” 김씨의 남편은 지금 예비신자 교리를 받고 있다.

‘24시간 항시 대기’ 상태로 지내야 하는 연령회 봉사활동이 힘들 법도 한데 안경렬(로무알도, 61)씨는 하느님 품으로 가는 이를 배웅하는 일이 기쁘다고 한다. “장례식장을 다니다 보면 초라한 곳이 많아요. 그런데 가톨릭 장례절차에서는 모두가 똑같습니다. 오직 돌아가신 그분만을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하고 배웅해주잖아요.”

세상을 떠나는 이 앞에서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교회정신이 드러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서울대교구 연령회 연합회 담당 송우석 신부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위로하며 장례를 돕는 연령회 봉사는 간접선교 효과가 매우 크다”면서 “연령회는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죽음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교회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남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선교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신앙을 보여주는 연령회 봉사자들. 평소에 드러나지 않지만, 인생의 가장 슬픈 순간 우리 곁을 지켜주며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이들이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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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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