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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석(오른쪽) 주교가 1991년 1월 주교품을 받고 축하케이크를 자르는 모습. 김 주교 옆으로 지학순 주교와 김수환 추기경, 김남수 주교 등이 보인다. |
“교구 설정 50주년 ‘축제의 해’를 맞아 물질주의와 세속주의에 반대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으로서 내적 성숙과 쇄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는 12월 23일 원주교구청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교구민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원주교구는 2015년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우리 가정, 우리 교회, 우리 하느님’을 사목 표어로 정하고, 2006년부터 2014년까지 9년간 내적 성숙을 위해 준비해온 노력을 결산하는 해를 지냈다. 아울러 50주년을 계기로 교구 조직을 개편하는 등 새로운 복음화와 미래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가난하고 척박한 땅에서
지난 50년 교구의 삶과 관련, 김 주교는 “우리 교구는 가난하고 척박한 땅에서 주님의 복음적 삶을 살아왔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초대 교구장 지학순 주교님을 비롯한 선배 사제들과 수도자, 교구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2대 원주교구장인 김 주교는 1993년부터 22년간 교구를 이끌어왔다. 원주교구가 설정된 1965년 3월 로마로 유학을 떠났던 신학생은 교구장 주교가 됐고 이제는 은퇴를 앞두고 있다. 원주교구가 거쳐온 지난 50년은 한국 교회와 사회 모두에 성장과 변화의 ‘격변기’였다.
“설립 당시 우리 교구는 정말 가난했기에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외국에서 원조를 받아오시던 지 주교님께서 ‘주교는 국제 거지야’라고 하셨던 말씀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소통과 사목 현장 본당에 초점
교구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50년 전 신자 1만 6000여 명에 한국인 사제가 9명이었으나 현재 신자 7만 3000여 명에 사제 수는 109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원주시와 횡성군을 중심으로 귀농 인구 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기존 신자와 새로 전입해 온 신자들 사이의 화합이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교구 조직 개편 등의 변화는 ‘모든 이의 복음화’를 기치로 사제와 평신도가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각 분야에서 소통하고 화합함으로써 복음화 사명을 수행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교구의 할 일이 늘어난 만큼 전문성 향상 등을 위해 조직을 세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욱 소통하는 교구’로 만들겠다는 것이 김 주교의 사목 방침이다.
김 주교는 머리(교구)에서 지침을 내려도 손과 발(본당)이 움직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면서 “실제 일이 이뤄지는 곳은 본당”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원주교구는 본당과 함께 나아가기 위해 설문조사를 벌이고 지구 단위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을 갖는 등 소통을 위해 노력해왔다.
‘밥상머리 대화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소통을 중요시하는 교구장 뜻에 따라 원주교구는 몇 해 전부터 교구청 부서 간의 벽을 없앤 ‘통합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효과가 나타났다. 사제와 수도자, 직원들이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됐다. 그래선지 원주교구청은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도 전화를 못 받는 경우가 드물다. 회의 분위기도 유쾌하고 진지하다.
자녀들에게 신앙의 유산을
김 주교는 50주년 희년과 축제의 해를 맞은 교구민에게 “특히 부모들이 자녀에게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앙’이기에,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신앙의 표양이 돼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들 손잡고 성당에 가면, 그 아이는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부모와 함께 성당 갔던 일을 잊지 못합니다. 저 역시 6ㆍ25전쟁 중에도 주일마다 온 가족을 모아 첨례를 하셨던 아버님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희년을 맞아 모든 교구민이 신앙이 바탕이 되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