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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이땅의 평화] 사회 내 발달장애인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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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자립 이룰 수 없는 꿈인가?

▲ 전국 발달장애인 연대가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희망 없는 홀로서기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2년 현재 국내 발달장애인은 19만 163명이다. 매년 7000명씩 증가 추세를 보이는 걸 고려하면 2014년 말 발달장애인 수는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등록 장애인 250만 명 가운데 약 7.5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들을 부양하는 가족까지 합하면 발달장애인과 살아가는 가족들은 50만~70만 명에 이른다. 게다가 발달장애인은 겉으로 보기엔 일반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기에 지체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다. 말이 어눌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거나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등 돌발 행동을 할 때에야 주변에서 발달장애인임을 알아챈다. 그럴 경우 대다수 사람이 보이는 반응은 한결같다. 일단 피하고 본다. 그리고 왜 이런 사람이 돌아다니는지 혹시 자신에게 해코지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고 불쾌한 시선을 보낸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지하철 타는 것을 좋아하는 자폐 아들을 둔 김은영(로사 47)씨는 “아이가 지하철 내에서 소리를 내고 심하게 몸을 움직이면 지하철은 왜 타고 다니느냐며 힐난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김씨는 죄인 아닌 죄인이 되곤 한다. 앞자리에 앉은 승객이 아이와 김씨를 번갈아 쳐다보며 ‘저래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라며 보내는 동정 어린 시선엔 이미 이골이 났다. 김씨는 “우리 아이가 범죄자도 아니고 그저 발달장애를 지닌 것뿐인데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 주지 않는 인식은 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 쉬었다. 공급자 중심의 복지 정책 발달장애인에 대한 복지와 지원도 확대되는 추세이긴 하나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느끼는 복지 수준은 제자리걸음이다. 복지를 받는 발달장애인 중심이 아닌 복지를 제공하는 공급자 중심의 정책에 답답할 따름이다. 발달장애인이 학교에 다닐 때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서 복지시설 이용비와 병원비 일부를 보조해 주는 바우처 카드가 나온다. 10여 년 전만 해도 없던 서비스다. 겉으로 보기엔 지원이 늘어났지만 실제 혜택을 받기란 쉽지 않다. 바우처 카드가 이용 가능한 시설과 병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면 문제는 더 커진다. 학령기에 받았던 모든 지원이 끊기는 데다 졸업 후 마땅히 갈 시설이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30~40대가 지나고 50대 이후 발달장애인을 받아주는 곳을 찾기란 더욱 힘들어진다. 2013년 전국 성인 발달장애인 복지 서비스 실태 조사를 보면 연령대별 복지 서비스 이용률이 18~29세 44.3 30~39세 32.2 40~49세 23.1 50~59세 16.5 60세 이상 5.8로 나이가 들수록 서비스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도 큰 차이를 보여 농어촌 지역의 서비스 이용률은 대도시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게다가 발달장애인에게 들어가는 치료비와 교육비는 지체장애인보다 3.5배 더 들어간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조사에 따르면 매월 장애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평균 비용의 경우 자폐성 장애인은 50만 3000원 지체장애인은 14만 1000원 시각장애인은 8만 4000원이다. 발달장애인이 있는 가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영세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부모가 퇴직하게 되면 더이상 수입이 없는데 발달장애 자녀에겐 평생 치료비와 교육비가 들어가야 한다. 발달장애 부모들에게 노후대책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취업 시장에서도 발달장애인은 소외 대상이다. 전체 장애인 고용률은 37.6인데 반해 발달장애인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5.7다. 월평균 임금도 최저 임금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적장애인은 월평균 54만 원 자폐성 장애인은 38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작업장에 다니는 경우에는 월평균 10만 원 내외를 받고 있는 현실이다. 지체 장애인 월평균 임금은 155만 원이다. 자기방어 능력이 없고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들은 인신매매 착취 성폭력 등 각종 인권침해에 가장 취약하게 노출돼 있는 것도 문제다. 그나마 지난해 4월 ‘발달 장애인 권리 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법률로 확정됐다. 올해 11월부터 시행을 앞둔 발달장애인법에서는 발달장애인 전담 조사제를 도입해 법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역 사회에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설립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지원도 강화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명시했다. 발달장애가 의심되는 영유아에 대한 조기 정밀 진단 비용 재활 직업 훈련 여가 활동 등도 지원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행 강제성이 없고 기존 복지 서비스를 재탕한 법이라는 지적이다. 법안을 구체적으로 적용할 하위 법령도 아직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부모들은 “발달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들이 부모나 보호자의 도움 없이도 자립할 수 있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다운 대우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발달장애인을 평생 돌봐줄 수 있는 ‘평생 돌봄 지원 센터’ 혹은 ‘평생 주거 생활 시설’이 하루빨리 생겨나기를 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서울가톨릭발달장애인부모회 최경혜 회장 인터뷰

“길을 가다 발달장애인과 마주치면 보통 두 번 쳐다봅니다. 처음 한 번은 차별의 시선 그다음은 동정의 눈빛. 동정해준다면 그나마 다행이죠. 평생 그렇게 아픈 시선을 견디고 세상과 싸우며 사는 이들이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입니다.” 최경혜(막달레나 54) 서울가톨릭발달장애인부모회장은 “가장 큰 문제는 발달장애인들은 보호자 없이는 어디도 혼자 갈 곳이 없다는 것”이라며 “좀 더 건강하고 이해심이 있는 일반인들이 먼저 양보하는 게 발달장애인을 보듬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24살 발달장애인 딸을 둔 최 회장은 7년 전부터 ‘세상과 도전’을 시작했다. 전국발달장애인부모연합회와 교회 내 부모회에서 발달장애인을 키우는 엄마들의 심경을 대변하고자 맨 앞에 섰다. 교회 안팎으로도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강의도 꾸준히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저는 사회복지 전문가도 아니고 사회 문제 박사도 아니지만 주님께서 제게 부모들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현실적으로 전하라는 힘을 주셨기에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여느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엄마처럼 그도 다 큰 성인인 딸을 매일 깨우고 먹이고 돌발 행동 때 달래는 것 등 하나부터 열까지 딸을 챙기는 삶을 살고 있다. 최 회장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인식 개선과 변화는 ‘위에서 아래’로 진행돼야 하는데 사실상 아래에서만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어 안타깝다”며 “교회 안에서도 발달장애인의 신앙생활을 도와줄 성당이 가까이 없다 보니 내 교적 본당이 아니라 장애인 단체가 있는 다른 지역 성당으로 아이를 데리고 가서 신앙생활을 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 없는 부모들이 하느님 앞에서도 위로를 얻지 못한다면 어디서 희망을 찾겠습니까. 십자성호를 긋고 사는 신자분들이 억지로라도 장애인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주시길 바랍니다. 긴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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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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