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군대 한국본부 33년 만에 파주 현지에서 봉헌식 거행
▲ 이기헌 주교가 파티마 평화의 성당 제대에 도유하고 있다. 임영선 기자
휴전선 지척에 한반도 평화 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성당이 세워졌다.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푸른 군대) 한국본부(본부장 하 안토니오 몬시뇰)는 6일 경기 파주 문산읍 마정로 100 현지에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주례로 ‘파티마 평화의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성당은 임진각과 2.5㎞ 거리에 있다.
무려 33년 만에 이뤄진 성전 봉헌이었다. 1974년부터 매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세계 평화와 남북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해 온 푸른 군대는 1982년 임진각 인근에 평화의 성당 건립을 계획하고 기금을 모았다. 1987년에는 부지까지 확보했지만 군의 반대에 막혀 첫 삽을 뜰 수 없었다. 건립 예정 용지가 군사작전 지역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 안토니오 몬시뇰과 티 없으신 마리아 성심 수녀회 푸른 군대 회원들은 계속해서 군에 성전 건립 동의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동의해 줄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진척이 없자 내부에서도 건립을 포기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하지만 하 몬시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2012년 국방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성당 건립을 허가해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고 마침내 “건립을 해도 좋다”는 동의를 받았다. 단 성당 규모는 지상 198㎡ 넓이로 제한됐다.
30년 만에 어렵게 건축 허가를 받았지만 난관은 또 있었다. 이번엔 건립 기금이 고민이었다. 40억 원 이상 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용지를 마련하고 남은 돈은 5억 원뿐. 해결되지 않을 것 같던 고민을 계속하고 있을 때 건립을 총괄하고 있던 김 골롬바(티 없으신 마리아 성심 수녀회) 수녀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김 수녀는 “전화를 건 분이 ‘돈이 얼마가 있어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느냐?’라고 물어 ‘41억 원이 필요하다’고 대답하니 그분께서 곧바로 25억 원을 봉헌해주셨고 그 후 10억 원을 더 봉헌하셨다”고 말했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성전 건립 중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건축 담당 회사가 한 번 변경됐고 터 파기 공사를 하다가 땅속에서 커다란 포탄이 발견되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김 수녀는 “성모님의 도움 성전 건립에 대한 하 몬시뇰의 굳건한 의지와 믿음 덕분에 건축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주례로 거행된 성전 봉헌 미사는 장인남(태국ㆍ캄보디아 교황대사) 대주교와 이한택(전 의정부교구장) 주교를 비롯한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이기헌 주교는 강론에서 “이 지역은 전쟁의 흔적 분단의 암울한 역사와 남북의 화해와 일치ㆍ통일의 염원이 담겨있는 땅”이라며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이루지 못한 화해와 평화를 위해 더 열심히 더 간절히 기도드리자”고 당부했다.
하 몬시뇰은 “성당에 북녘 주민을 위한 기도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기도를 계속해서 울려 퍼지게 하자”고 말했고 장 대주교는 “우리 민족이 용서하고 일치하는 길을 가르쳐달라”고 기도했다.
‘파티마 평화의 성당’은 3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성전을 지하에 만들었다. 지상에 지을 수 있는 건축물 규모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설계는 한양건축사무소가 건축은 예건공영이 담당했다.
파티마 평화의 성당에는 오상철(춘천교구 원로사목자) 신부가 상주하면서 미사 고해성사 피정 등을 담당한다. 6월 첫 토요일(6일)부터 매주 화~금요일 오후 1시 묵주기도 오후 2시 성체조배ㆍ자비심 기도 오후 3시 미사를 봉헌한다. 매달 첫 토요일에는 이한택 주교와 함께하는 피정과 미사가 있다. 문의 : 031-952-6324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