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70년 맞아 화해와 평화의 기도·교육 공간으로 선포하자는 제안 잇따라
▲ 2013년 6월 봉헌식을 가진 참회와 속죄의 성당.
한국 천주교회가 한반도 분단 70년을 맞아 올해를 평화의 원년으로 삼고 6월 1일부터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지향으로 기도 운동을 펼치는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 최북단 파주 통일 동산에 세워진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민족화해센터를 ‘한국 교회 평화 순례지’로 지정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남양 성모성지처럼 신심 중심의 성지를 조성하듯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 공간으로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민족화해센터를 특정 교구에 제한하지 않고 한국 교회 평화 순례지로 선포하자는 요청이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민족화해센터는 평화의 순례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올해 봄 주교회의 총회에서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운동을 결정했듯이 가을 총회에서는 이곳을 평화 순례 성당을 선포해 줄 것”을 희망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민족화해센터는 북한강과 임진강이 분단선을 넘어 남에서 유일하게 만나는 교하 지점인 경기 파주 탄현면 성동리 통일 동산에 지어져 북녘 마을을 바로 볼 수 있는 경기 최북단에 자리하고 있다.
기도는 무기보다 강하기에
이곳은 “기도는 핵무기보다 더 강하다”는 김수환 추기경의 뜻과 “한민족이면서도 이념으로 갈려져 서로 간에 저지른 비인도적인 잘못을 참회하고 뉘우칠 때 용서할 수 있다”는 정진석 추기경의 예언자적 식별에 따라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사업으로 조성된 평화의 기도터이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 제대 속에는 북한 흙과 제2대 조선교구장 성 앵베르 주교의 고향 흙을 넣어 놓았고 남한의 흙과 돌로 빚은 제대 위에서는 매일 성체성사가 거행되고 있다. 성당 내부 모자이크작품은 북한의 공훈 작가와 남한 전문가들이 함께 공들여 완성한 작품이고 외형은 신의주 진사동성당과 평양 메리놀외방전교회본부 건물을 그대로 따와 남북한 교회의 연속성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는 또 독일 통일을 이끈 라이프치히 니콜라이교회의 평화를 위한 월요 기도회처럼 2013년 3월부터 한반도 평화 기원을 위한 묵주기도 토요 기도회가 매주 열리고 있다.
주교회의 민화위 위원장 이기헌(의정부교구장) 주교도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북한 주민뿐 아니라 동서로 갈라진 우리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도뿐”이라며 “이곳과 최근 파주 문산에 봉헌된 파티마 평화의 성당이 한국 교회 평화의 순례지로 선포돼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교육받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분단 극복의 마음 모으기 좋은 장소
참회와 속죄의 성당 토요 기도회에 성가 봉사를 하고 있는 서태훈(빈첸시오)씨는 “한국 교회에서 이곳만큼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마음을 모으는 공간과 시설이 있느냐”며 “평화 순례지로 지정된다면 이곳이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개척해 나가야 할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의 장뿐 아니라 임진각과 비무장지대를 찾는 많은 외국인에게도 분단의 장소만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려는 기도의 공간이 있음을 보여주고 함께 기도하는 세계적인 순례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