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종 주교 임명 발표
▲ 7월 24일 수원교구청을 찾은 신임 문희종 주교(가운데)가 교구장 이용훈(오른쪽) 주교와 총대리 이성효 주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교구는 문 주교 임명으로 한국교회에서 서울대교구 다음으로 2명의 보좌 주교 시대를 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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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교구 신임 보좌 문희종 주교가 7월 25일 주한 교황대사관 성당에서 신앙 선서와 사도좌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한 후 서명하고 있다.
주교 임명이 발표된 7월 23일 저녁부터 본당 신부로서 마지막 주일 미사를 주례한 26일까지 3박 4일 동안 문희종 주교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섬기는 목자가 되겠다”였다. 그의 사제수품 성구는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22 27)이다.
O…“오늘 저녁 7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문희종 요한 세례자 신부님을 수원교구 보좌주교로 임명하셨습니다. 새로 서임되신 주교님을 큰 박수로 맞아주시길 바랍니다.”
23일 저녁 8시께 안산 본오동성당. 7시 30분에 봉헌된 본당 평일 미사 영성체 예식 후 교구 사무처장 김상순 신부가 신자들에게 주교 임명 사실을 깜짝 발표했다. 신자들 표정에는 놀라움과 기쁨 슬픔이 교차했다.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와 교구청 신부들이 참석해 주교 목걸이와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했다.
앞자리에 앉아있던 이복자(필로메나 72) 할머니는 임명 소식을 듣고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70년 동안 신앙생활을 했는데 문 주교님처럼 인품이 좋고 신자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신 분은 처음이었다”면서 “기쁘면서도 아쉬워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주교의 사제 수품 동기 이상선(수원교구 사제평생교육실장)ㆍ이병문(산본본당 주임)ㆍ이근덕(교구 복음화국장) 신부는 이날 저녁 성당으로 문 주교를 찾아와 조용히 주교 임명 발표를 기다렸다.
O…이튿날 아침 수원교구청을 찾은 문 주교는 교구청 성당에서 교구장 이용훈ㆍ총대리 이성효 주교와 교구청 사제 직원들과 인사하고 함께 기도를 바쳤다.
이용훈 주교는 “오랫동안 새 주교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느님께서 큰 선물을 주셨다”면서 “수원교구 사제 수도자 신자들이 새 주교님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성효 주교는 “교구에 사목적 과제가 많이 있는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주교님이 한 명 더 생겨서 정말 큰 위로가 된다”며 “주교가 한 명 늘어난 만큼 신자들이 더 자주 주교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후에는 전임 교구장 최덕기 주교가 머물고 있는 여주 산북공소를 방문. 최 주교는 “‘(보좌주교가) 곧 나온다. 나온다’는 이야기만 있고 발표되지 않아 많이 기다렸다”며 “문 주교님은 모든 일에 철저하시고 교회에 대해 잘 아시는 ‘준비된 주교님’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 주교는 이날 저녁 본오동성당에서 열린 ‘청소년을 위한 일일 호프’에 참석해 신자들과 함께했다.
O…25일에는 이용훈ㆍ이성효 주교와 함께 염수정(서울대교구장)ㆍ정진석(전임 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을 잇달아 예방했다. 또 주한 교황대사관을 찾아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지켜보는 가운데 신앙 선서를 하고 사도좌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염수정 추기경과 만남 자리에는 서울대교구 총대리 조규만 주교를 비롯해 유경촌ㆍ정순택(서울대교구 보좌) 주교가 함께해 축하를 전했다. 염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와 수원교구가 신자가 많은데 하느님께서 더 잘 사목하라고 보좌주교님을 한 분씩 더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 부르심에 응답하며 기쁘게 살아가면 어려움은 사라질 것”이라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염 추기경은 성경을 선물했다.
서울 혜화동 주교관에서 문 주교를 맞이한 정 추기경은 “하느님 은총을 많이 받아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수원교구는 축복받은 교구”라며 “이제 문 주교님까지 났으니 교구가 더욱 알차게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추기경은 문 주교에게 저서 「행복 수업」을 선물했다.
O…26일은 문 주교가 본당 신부로서 마지막으로 주일 미사를 집전한 날이었다. 미사 끝에 송별 예식이 열리자 성당은 눈물바다가 됐다. 현창수(대건 안드레아) 총회장이 송별사를 읽다가 감정이 복받쳐 말을 잇지 못하자 신자들의 훌쩍이는 소리는 더 커졌다. 현 총회장은 “아이들을 끔찍이 사랑해주셔서 신부님이 오신 뒤부터 늘 성당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했다”면서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르신들을 특별히 챙겨주시고 사랑해주셨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1년여 동안 제가 혹시라도 섭섭하게 해드린 일이 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달라”고 청하며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돌보는 목자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많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튿날 새벽 평일 미사를 집전한 후 문 주교는 신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날 새벽 미사에는 첫 영성체반 아이들이 참례해 준비한 축가를 선물했다.
글=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사진=리길재 기자 teotok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