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배기현 주교(사진)는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담화를 발표해 “교회는 노동 현장에서 배제된 이들과 내몰리듯 딱한 처지에 있는 이들의 삶을 우리 몸처럼 살피고 돌보자”고 당부했다.
배 주교는 마태오복음서 20장에 등장하는 ‘선한 포도밭 주인 이야기’를 인용해 노동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냉혹한 저울을 들이대는 오늘날의 노동 환경을 비판했다.
선한 포도밭 주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고용주는 해가 지기 한 시간 전에 고용된 약한 사람에게도, 아침 일찍 고용돼 하루 종일 일한 일꾼과 같은 몫을 챙겨준다. 뒤늦게 고용된 사람도 먹여 살릴 가족이 있는 가장임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 주교는 이처럼 “대자대비하신 하느님의 계산법은 인간의 계산법과 다르다”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들이대는 몰인정한 잣대와 에누리 없는 저울이 정의와 평화를 이루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배 주교는 자본주의 경쟁 구조로 조직화된 노동시장에서 노동자의 노동이 당당하고 보람되기 힘든 현실을 지적하며 교회가 청년 실업자들, 해고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외국인 노동자들 등 노동 현장에서 배제되고 상처받은 이들을 “몹시 미안한 마음으로” 살피고 돌보자고 호소했다.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