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회담 개최와 합의 환영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 바쳐 평화 현실화, 기도로 힘 보태
‘역사적’ 6ㆍ12 북미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
정전 65년 만에 이뤄진 북미 정상 대화는 ‘합의’를 남겼다.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ㆍ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 항에 대한 포괄적 합의다.
이를 바라보는 한국 천주교회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회담 직후 12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남북한과 미국 지도자들과 그 과정을 노심초사 지켜보며 성공을 염원한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애쓰실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하느님께서 이분들을 축복하셔서 올바른 합의 이행의 길로 이끌어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도 “일단 70년 이상 적대시해왔던 북미 최고위급 지도자들이 만났다는 점,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교류 추진에 합의하고,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로 나아가기로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며 “다만 평화는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평화를 향한 대화 물꼬를 텄으니까 차근차근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평화는 선언이 아니다. 합의는 더더욱 아니다. 선례도 있다. 이미 한반도 비핵화와 체제 인정을 약속했던 6자회담의 결실인 2005년 9ㆍ19 합의는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남북 화해와 협력의 기틀을 마련한 1988년 7ㆍ7 선언과 2000년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을 통해 나온 6ㆍ15 남북 공동선언, 2007년 10ㆍ4 남북공동선언 또한 차기 정부를 거치며 무력화됐고 이행은 없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정세덕 신부는 “북미 정상 간 합의는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꽃 피우고 평화를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라며 “그래서 합의 이행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위해 우리가 더 노력하고 하느님께 합의가 이행되도록 기도하고 청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교회가 할 일은 역시 기도다. 기도의 연대야말로 변화의 원동력이기에 평화를 위한 공동체 기도에 함께해 나가자는 권고다. 이은형 신부는 “교회는 이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도록 관심을 두고 기도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에서 분단 70주년을 맞아 시작한 매일 밤 9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하고, 평화를 위한 연대도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한국 평협 회장도 “앞으로의 남북, 북미 관계에 파란불이 들어왔지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변수가 많다”고 내다보고 “23년간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가 이어져 왔듯이 기도는 쉼 없이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평화를 위한 연대, 특히 남북 교류 협력과 지원, 실천을 준비하자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설 평화나눔연구소장 최진우(스테파노) 한양대 교수는 “낙관하기엔 조심스럽고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렇지만 남북 간 평화를 위한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런 만큼 너무 성급하지 않게 그렇지만 최대한 적극적으로 교류협력과 대북지원을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