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사진> 주교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앞두고 담화를 발표,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15)라는 신앙고백을 바탕으로 주님께서 약속하신 참 평화를 이루고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하느님 창조질서 안에서 생명과 평화의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주교는 “신앙의 관점에서 볼 때, ‘관계의 단절’인 분단은 죄의 결과이며, 우리는 지난 73년간 이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다”며 “이러한 극단적 대결 구도 속에서 악의 세력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우리 스스로 악함 속에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주교는 따라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 신앙인들은 모두 화해의 직분으로 부여받은 사람들이기에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과 화해했듯이 갈라진 세상 안에서 서로 화해해야 한다”며 “그 화해를 이루는 유일한 힘은 바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사랑의 계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화해를 통한 일치’, 이는 우리 신앙인이 나아가야 할 구원의 길”이라며 “민족의 화해와 일치는 남북으로 갈라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 모두에게 주어진 주님의 뜻”이라고 역설했다.
이 주교는 특히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걸어 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종전 선언으로 65년 정전체제를 끝내고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통한 새로운 상생의 시간을 맞게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기원했다. 그러면서도 “그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그러기에 우리의 관심과 기도가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주교는 또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복음화는 ‘평화의 복음’을 선포하고 증언하는 것”(「복음의 기쁨」 239항 참조)이라며 “평화가 우리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자신을 활짝 열어 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참 평화를 안겨주시는 주님 안에서 평화를 구해야 하고, 마음을 모아 함께 기도로 연대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함께 바치는 기도로 놀라운 변화를 이뤄왔듯이, 평화를 향한 이 조심스러운 여정을 공동체 기도로써 함께해 나가자”고 거듭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