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아시아 청년대회 후 대전교구·서산시가 건립 추진 대철청소년회 운영·관리 맡아 교황, 축하의 친필 서한 보내와
‘Wake up 국제 청소년 센터’ 개관식에서 대전교구장 김종수 주교와 이완섭 서산시장, 성일종 국회의원 등 주요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독창적인 청소년 문화의 거점이 될 ‘Wake up 국제 청소년 센터’(센터장 박진홍 신부)가 14일 축복식을 거행하고, 개관했다.
센터가 자리한 곳은 해미초등학교가 전에 있던 부지다. 2014년 8월 충남 해미성지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폐막 미사를 위해 헬기에서 내린 곳이기도 하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아시아의 젊은이들에게 “깨어나십시오(Wake up)”라고 외쳤고, 이것이 센터의 시작이자 메시지가 됐다.
2016년 서산시는 교황 방문 후속 사업으로 대전교구와 함께 센터 건립 계획을 세웠고, 이듬해 바로 착수했다. 2021년 건립 취지를 들은 교황은 “센터가 세계 젊은이들이 모이고 기도하며 함께 나아가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는 친필 메시지를 보내며 특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서산시는 지난해 6월 (재)대철청소년회(이사장 조수환 신부)와 센터 운영에 관한 위·수탁 협약을 체결했으며, 대철청소년회는 2027년 5월까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 개발, 운영 등 센터 관리와 운영 전반을 맡는다.
센터는 대지면적 2만 4566㎡, 연면적 3723.58㎡의 대규모 시설이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공사가 진행됐으며 사업비도 180억 원에 이른다. 그만큼 국제 청소년센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많은 정성이 들어갔다.
공간은 교황방문기념관과 공연장, 회의실을 갖춘 컨퍼런스동과 숙박동으로 구성돼 있다. 교황방문기념관은 교황 방한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으로 몰입형 전시관이다. 특히 XR스튜디오,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체험공간을 마련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독창적인 배움의 장을 제공할 전망이다. 컨퍼런스동은 강당, 다목적홀, 세미나실, 식당 등으로 이뤄졌고, 숙박동은 2~3인실 14개, 4~6인실 9개로 최대 96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해미국제성지와 연계해 순례자들의 숙박시설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축복식을 주례한 대전교구장 김종수 주교는 “교황님의 말씀처럼 잠이 들어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환호할 수 없다”며 “그저 좋은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배우고 만들어 가면서 성장할 수 있는, 진정 청소년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관식에는 이완섭 서산시장과 성일종 국회의원 등 내빈을 비롯한 관계자,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이 시장과 성 의원은 센터가 지역, 나아가 국제적인 청소년 문화 공간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센터 개관식에 맞춰 최근 다시 한 번 친필 서한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교황은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 만남 때 여러분에게 했던 강론이 여전히 저의 마음 안에 울림을 일으킨다”면서 “한국 순교자들의 모범과 용기를 따라 깨어 머물며 신앙에 항구한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의 젊은이들을 위한 진심 어린 기도를 드린다”며 사도적 축복을 전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