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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뿌리 깊은 나무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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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떻게 이렇게 애덕을 잘 실천할 수 있을까?’하고 반문할 수 있다면, 바로 그 순간 하늘에 계신 신앙선조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렸으면 합니다.”

5월 29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미사 중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가 한 말이다. 언뜻 아리송하다. 지금 나의 믿음이, 그 믿음으로 실천한 애덕이 신앙선조랑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일까?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한국교회사를 살피다보면 신앙선조들의 족보를 보게 될 일이 많다. 대대로 순교자가 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박해 이전부터 깊이 내린 뿌리가 있었기에 약 100년의 박해에도 신앙선조들의 믿음엔 흔들림이 없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에서 “세대 단절은 뿌리도 근본도 없는 미래로 현혹한다”며 “이전 세대의 가르침을 받아 다음 세대에게 그 유산을 물려줌으로써 새로운 사회를 굳건히 다지는 기틀을 놓는다”고 말한다. 신앙선조들의 믿음의 뿌리가 깊고 단단해진 것은 신앙선조들이 그 믿음을 후대에 잘 이어줬기 때문이다. 그 믿음의 열매인 애덕실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코로나19라는 3년의 박해에는 다소 흔들린 듯하다. 「한국천주교회 통계 2022」에 따르면 미사 참례 인원제한은 해제됐지만, 미사 참례자수는 코로나 이전의 64.7에 불과했다. 젊은 세대의 감소도 두드러졌다. 이 통계는 우리 신앙을 성찰하게 해준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피로 뿌리내린 ‘뿌리 깊은 나무’다. 우리가 이 뿌리를 자녀들에게 이어줄 수만 있다면, 코로나19도, 그 이상의 위기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이승훈 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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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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