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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나다움’ /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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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역할은 개인이 속한 문화 내에서 성별에 따라 다르게 부과되는 역할을 말한다. 많은 사회가 ‘남성은 이러이러하다’, ‘여성은 이러이러하다’고 정의하는 사회적 성(性) 개념 ‘젠더’(Gender)로 역할을 규정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는 조금 더 경직된 형태다. 주변에서 듣는 ‘남자는 울면 안 돼’, ‘여자답지 못하게…’라는 말들이 대표적일 것이다.

「왜 남자들은 기를 쓰고 불행하게 살까?」 저자 인터뷰 현장에서 이런 한국 사회 배경에는 유교문화의 가부장 문화, 군대 문화와 같은 한국 문화의 특수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들었다.

책은 한국 남자들에게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틀지어진 남성성의 왜곡으로 힘든 남성의 자리 문제, 또 그런 환경에서 자기 없는 삶을 산 남성들이 어떻게 ‘자기’가 되고 성숙한 성인이 되어 내적 갈망을 좇을 수 있을지 살펴보는 흐름은 고정된 성역할 인식이 강한 한국 사회 남녀 모두에게 공감을 안긴다.

자기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개성화’ 과정이다. 개성화는 곧 ‘나다움’이다. 자신의 고유함을 인식하는 것이다. 진정한 내가 되어가는 개성화는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자기 삶 안에서 자신을 타인과 나누며 관계의 영성을 살아가는 여정이라는 말이 새롭다. 그렇게 진정한 자기를 가진 사람은 비로소 그 진정한 자신을 내어주고 나누는 진정한 나눔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신앙인으로서도 염두에 두어야 할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사인을 부탁했더니, “‘나다움’을 사십시오”라고 썼다. 책 내용처럼 ‘나다움’이란 잘못된 신화를 거슬러 인간의 조건을 받아들인다는 것이고 이는 나를 만드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일 거다. 되새겨 보아야 할 열쇳말이 됐다.
이주연 미카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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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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