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은 제109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이다. 최근 몇 년간 자국을 떠나 이주하려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연합망명청은 올해 상반기 27개 회원국과 스위스, 노르웨이가 접수한 망명 신청 건수는 51만 9000여 건으로,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들어온 시리아인 6만 7000여 명도 망명을 신청했다. 망명 신청자 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피난민 약 400만 명이 임시 보호조치로 머물고 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멕시코 일대에서 미국 이주를 대기 중인 사람이 66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 근처에 머물고 있는 사람은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 멀리 남미에서 온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고향을 떠나 서유럽이나 미국으로 가려는 이유는 전쟁, 박해, 기상 현상, 극심한 빈곤 등 다양하다. 하지만 단기간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2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런 비극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월 ‘고통’과 ‘수치’라고 비판하면서 이주민 사망 사고의 상처를 정치인들이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올해 이주민의 날 담화에서 “이주가 어떤 경우에도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가 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물론 이는 쉬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서유럽이나 미국 등에 밀려드는 난민과 이주민을 무조건 수용하라고 하는 건 현실을 외면한 한가한 소리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정착해 산 기간은 인류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더구나 인간은 본래 이주하는 존재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어렵더라도 그렇게 노력하는 것이 우리들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