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는 과연 어디로 갈까요?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쓰레기 관련 통계가 놀라우리만치 많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일반적으로 환경부 및 한국환경공단이 제기하는 통계 수치를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1992년 매립을 시작한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에는 2019년까지 쓰레기 반입 총량이 약 1억5280만t에 달합니다. 현재 매립 중인 3차 매립장까지 표면 넓이만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입니다. 원래 2016년 매립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대체 매립지를 찾지 못해 10년 연장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2026년 그 후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뾰죽한 방법이 없습니다. 다른 매립지를 조성해야 하지만 땅이 한정된 상황에서 대체지를 찾는 일 또한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도 엄청난 양의 쓰레기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2018년 진행한 ‘제5차 전국 폐기물 통계조사’에 따르면 1인당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양은 약 1kg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 53.7는 종이, 플라스틱, 유리, 금속, 건전지 등이었습니다. 이렇게 국내에서 발생한 생활 폐기물의 약 83는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17는 소각, 매립 등을 통해 처리됩니다. 하지만 이는 쓰레기장에 반입되는 수치를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지금도 통계에 잡히지 않는 엄청난 쓰레기들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 중 대부분은 바다로 흘러 들어갑니다. 유엔 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바다새는 매년 100만 마리, 고래, 바다표범, 바다소 등 해양 포유동물은 10만 마리가 해양쓰레기 때문에 죽고 있습니다. 또 해양쓰레기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매년 우리나라 바다로 들어오는 해양쓰레기의 총량은 약 17만 7000t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바다의 오염에 그치지 않습니다. 넘쳐나는 쓰레기는 이제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 들어온 미세 비닐조각이나 중금속 중독으로 인해 인체가 파괴되고 있고, 각종 암이나 치명적 질병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산업 체계는 생산과 소비의 과정 끝에 나오는 쓰레기와 부산물의 처리나 재사용 능력을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현재와 미래 세대들을 위하여 자원을 보존할 수 있는 생산 순환 방식을 여전히 채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 사용의 최소화, 소비절제, 효율 극대화, 재사용, 재활용이 필요합니다.”(「찬미 받으소서」 22항)
글 _ 이용훈 주교 (마티아, 수원교구장)
1979년 3월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다. 1988년 로마 라테라노 대학교 성 알폰소 대학원에서 윤리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3년 주교로 서품되었다. 저서로는 「그리스도교와 자본주의」, 「삶에 대한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