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원주교구 사목교서] 자비의 해

날마다 하느님 자비요 은총으로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저는 올해를 ‘자비의 해’로 선언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25년을 ‘희망의 순례자들’ 희년으로 선포하셨습니다. 우리는 ‘2025년 희년’을 준비하고자 2024년을 하느님의 ‘자비’를 기억하고 묵상하는 한 해로 맞이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사실상 하느님의 자비로 태어났고, 또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들려주신 만 탈렌트의 비유는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무한한 자비를 암시해줍니다. “임금이 셈을 하기 시작하자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 하나가 끌려왔다”(마태 18,24) 만 탈레트는 만 명에게 17년간 봉급을 줄 수 있는 액수의 돈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너무 지나치게 과장해서 말씀하시는 것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그 이상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우주가 생겨나고, 그 가운데 지구에서 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기적의 신비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이 지구 상에서 살아가는 일은 기적입니다.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화산과 지진과 폭풍과 해일 등의 자연적인 재해뿐만 아니라, 인간들의 욕심에서 비롯된 전쟁과 테러와 전염병을 비롯한 질병 등의 위협이 있고, 그 와중에 인류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류의 생존은 그야말로 엄청난 기적을 요구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런 것을 “운”이라고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교인들은 “하느님의 섭리”라고 말합니다. 곧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우리 자신들의 삶을 헤아려보아도 그렇습니다. 출생부터 성찰한다면 현재의 나의 존재는 기적의 결실, 곧 하느님의 자비의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마태 6,26)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며, 촉진하고 새롭게 만들며 재건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자비입니다.(발터 카스퍼, ‘자비’ 107쪽 참조)

제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아도, 부족함에도 사제가 되고, 주교로 임명되어 여러분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 모든 행운은 철저하게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때로 아프기도 하고, 상처도 입고, 위기도 있었지만 치유되고, 회복되고, 고비를 넘겼습니다. 같은 죄를 수없이 반복해서 고백했지만 그럴 때마다 용서도 받았습니다. 날마다 은총이요 자비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우리들은 당연히 이웃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비유가 그것을 강조합니다. “이 악한 종아!....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33) 이는 만 탈렌트를 임금으로부터 탕감받은 사람이 500데나리온을 빚진 동료를 독촉하여 감옥에 넣고 빚을 갚으라고 한 사실에 분노하신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우리들에게 진지한 성찰을 촉구하시는 말씀입니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12-0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1. 26

느헤 1장 11절
아, 주님! 당신 이름을 기꺼이 경외하는 당신 종의 기도와 당신 종들의 기도에 제발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당신의 이 종이 오늘 뜻을 이루게 해 주시고, 저 사람 앞에서 저를 가엾이 여겨 주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