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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윤 대통령 체포가 끝이 아닌 시작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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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서야 이해가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사건이 왜 일어났으며 무슨 죄를 지었기에 내가 고통과 아픔 속에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지내다가 결국 시간이 흘러서야 이해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이해의 순간까지 사건 당사자는 안타까운 마음에 속은 타들어 가고 하소연할 길 없어 그냥 자책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냉가슴을 앓는 사람은 기도가 간절해집니다. 모든 걸 알고 계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 언젠가는 세상에 진실을 드러내 보여주실 거라는 기도를 빌고 또 빌 뿐입니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이 그렇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VIP의 격노’였습니다. 시민들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부대원 사망으로 인한 징계와 수사 일보 직전까지 갔던 해병대 사단장을 감싸고 도는 VIP의 큰 의중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멀리 외국으로 보내면서까지 쉽게 들어내고 싶지 않았던 대통령의 깊은 마음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 아무 책임을 지지 않은 것처럼, ‘VIP의 격노’로 표현되는 기울어진 편애는 왜 경찰과 군에 집중되어 있는지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2024년 12월 3일이 될 때까지 말입니다.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에 들어오던 그 날. 공포와 충격의 밤을 보낸 시민들은 ‘VIP 격노’를 어렴풋하게 이해할 할 수 있는 작은 힌트를 얻었습니다. 대통령이 군과 경찰과 같은 공권력을 편애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검사 출신 대통령이라는 이유가 아닌 좀 더 근본적인 이유를 발견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담당자였던 박정훈 스테파노 대령이 왜 그렇게 모진 삶을 살아야 했는지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수사를 통해서 밝혀진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세력’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했는지를 알아내고서 말입니다.

지난 9일 중앙지역 군사법원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윤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사건 중 첫 번째 재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무죄 선고를 받은 박 대령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고생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쁨은 박 대령의 무죄와 함께 ‘VIP의 격노’가 조금이라도 이해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윤 대통령의 판단과 행동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손바닥에 왕(王)자 글씨는 왜 그렸는지,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왜 그리도 급했던 일이었는지, 의대 정원 확대 2,000명은 어떻게 나온 숫자인지, 12월 3일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정확한 이유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번에도 공동체의 시민들은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진실을 드러내 보여주실 것이라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시민들은 모든 궁금증의 답을 찾아가는 시작을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로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은 결국 모든 질문의 답을 찾아낼 것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윤 대통령 체포가 끝이 아닌 시작인 이유>입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드러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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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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