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5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언론 오보, 동성애자 사제품 허용 논란 일으켜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최근 국내외 언론이 가톨릭교회가 동성애자들도 사제가 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오보를 전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있다. OSV

국내외 언론 이탈리아 주교회의 ‘신학생 양성 지침과 규범’ 오보
외신, 문구 왜곡에 동성애 사제 옹호 글 인용으로 논란 일파만파  
교회, 동성애 성향 지닌 이들 신학교와 성품에 받아들일 수 없어



최근 교황청이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발간한 「이탈리아 신학생 양성을 위한 지침과 규범」을 승인한 소식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국내외 상당수 언론이 “동성애자도 사제가 될 수 있다”고 잘못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탈리아 교회는 즉시 반박했지만 논란은 확산된 뒤였다.

언론들이 왜곡, 오보한 부분은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승인받은 지침과 규범의 44항의 일부다. “양성 과정에서 동성애 성향을 언급할 때 식별의 측면으로만 이 주제를 축소시킬 것이 아니라, 모든 후보자가 전체적인 그림에서 이 의미를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 “정서적-성적 영역에서 사제 후보자 양성의 목적은 독신 생활의 순결을 선물로 받아들이고 자유롭고 책임감 있게 삶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데 있다”는 문장이다.

그러나 실제 44항의 앞선 문장들을 보면, 신학교 입학을 원하는 이들이나 교육 과정 중에 발견된 동성애 성향을 지닌 사람들, 동성애 행위를 하거나 성향을 보이는 이들은 신학교나 성품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일부 외신들이 전체 맥락은 빼놓고 이어지는 문구의 일부 표현만 따로 뚝 떼어 보도하다 문헌의 내용과 반대되는 사실을 보도했고, 이를 국내 언론들도 제목까지 그대로 전하면서 교황청이 동성애자들도 사제가 될 수 있도록 승인했다는 식으로 옮긴 것이다. 더불어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미국의 한 신부 글을 외신들이 인용하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됐다.

결론적으로 가톨릭교회는 동성애 성향을 지녔거나 행위를 하는 이를 사제로 서품할 수 없다. 이탈리아 주교회의의 이번 지침도 교황청 성직자부와 가톨릭교육성(현 문화교육부)이 과거 문헌을 통해 밝힌 “동성애 성향을 지니거나 행위를 하는 이들에 대해선 신학교와 성품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을 반복해 게재한 것이다. 신앙교리부가 1975년 발표한 ‘성윤리상의 특정 문제에 관한 선언’도 “객관적 도덕 질서에 따르면 동성애 관계는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목적이 결여된 행위이다. 이는 성경에서 심각한 타락으로 단죄되었고, 하느님을 배척하는 슬픈 결과를 자아내는 것으로까지 제시된다”고 밝히고 있다.

방종우(가톨릭대 신학대 교수) 신부는 “논란이 된 문장은 지원자들이 독신과 순결의 의미를 자유롭고 책임감 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양성자가 도와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 가르침과 동성애 문제는 꾸준히 논란이 돼오고 있는데, 사회적으로 동성애를 윤리적 문제가 아닌 사랑이라는 감정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 신부는 “교회 가르침에 따르면 동성애는 분명 객관적 무질서에 해당하며, 성경에서도 ‘비역’(남성 간 성행위를 낮춰 부르는 말)으로 지적하지만, 현대 문화 안에서 동성애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여겨지고, 성향과 행위를 구분하는 교회 가르침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나, 분명한 왜곡”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일반적으로 선천적 동성애 성향에 대해선 당장 죄로 보지 않으나, 행위에 대해선 죄악으로 여긴다. 하느님의 계명 아래 교회가 가르치는 진정한 사랑의 숭고한 행위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방 신부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간청하는 믿음」을 통해 동성애자 축복을 허용한 것은 하느님 사랑을 전달하는 의미이지 동성애 행위 자체를 축복하거나 승인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교회는 그들이 지닌 아픔과 시선을 통감하며 그들을 위로함과 동시에 차별하고 혐오하는 문화에는 함께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회 가르침은 누군가를 차별하고 공격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면서 “교회는 절대 차별이나 혐오의 의지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하느님 뜻을 성실히 따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2-0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2. 5

집회 11장 21절
죄인의 사업에 탄복하지 말고 주님을 신뢰하며 네 일에 전념하여라. 주님 보시기에는 가난한 이를 순식간에 부자로 만드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