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대교구 사제서품식 현장은 새 사제 탄생에 대한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새 사제들은 신자들과 함께 기쁘게 살아갈 것을 다짐했고, 새 사제를 배출한 본당 신자들은 기쁨의 축제를 즐겼습니다.
서품식 현장 이모저모, 이어서 이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본당 출신 새 사제를 위해 신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환호합니다.
코끝이 시리는 한파에도 신자들은 새 사제를 축하하기 위해 명동대성당에 모였습니다.
'사제 1000명 시대'로 도약한 올해 서울대교구 사제서품식.
그 특별한 의미만큼이나 기억할 만한 사제도 많았습니다.
한국 교회에서 두 번째로 청각장애인 사제가 된 김동준 신부.
약물 후유증으로 3살 때 청각을 잃은 김 신부는 20대 중반에 수어 통역이 있는 성당을 다니며 영적인 기쁨을 느낀 것이 사제 성소의 시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준 신부 / 새 사제>
"'이왕이면 수어 원어민인 농인 사제가 직접 수어로 미사를 집전하고 성사생활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저의 성소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사목을 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김 신부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끌어안고 사랑한 예수님의 인격과 삶을 닮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준 신부 / 새 사제>
"예수님께서 약자에게 보여주었던 그런 감수성과 따뜻함을 강자 지향의 비장애인 문화에 예수 그리스도의 방식으로 잘 전달하는 그런 사목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 사제서품식을 통해 '형제 신부'도 두 쌍 탄생했습니다.
2년 먼저 사제가 된 류호영 신부는 동생과 함께 길을 걷게 돼 위로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류호영 신부 / 서울 명일동본당 보좌>
"저 혼자 이 길을 가는 게 아니라 함께 동생이랑 같이 가서 많이 위로도 되고, 제가 잘못된 길을 걷고 있으면 옆에서 충고해줄 사람도 생기는 거라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류호준 신부 / 새 사제>
"같이 서품 때 품었던 초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쭉 가져 갈 수 있으면, 서로 그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수품 후보자 대표를 맡았던 김용우 신부는 2년 먼저 신부가 된 형 김용주 신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용우 신부 / 새 사제>
"어릴 때부터 형의 뒷모습을 보면서 큰 영감을 많이 받았고, 길을 걸어옴에 있어서도 큰 많은 도움과 많은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형이 없었다면 저 또한 힘들게 이 길을 걸어오지 않았을까..."
<김용주 신부 / 서울 서초동본당 보좌>
"이제부터는 저에 대한 평가가 우리 동생 신부님에 대한 평가로 가게 될 거고, 동생 신부님에 대한 평가가 저한테까지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저 역시 형 신부로서, 그리고 교회의 선배 사제로서 훨씬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신정3동본당은 2002년 성당 설립 이후 23년 만에 첫 사제 탄생으로 큰 기쁨을 누렸습니다.
본당 첫 사제인 최영환 신부는 본당 공식 '미소천사'로 어린 시절 팔에 깁스를 하고도 청소년 미사에 참여할 정도로 신앙생활에 열심이었습니다.
<공지선 크리스티나 / 서울 신정3동본당 성소후원회장>
"너무 기쁘고 또 이런 시간을 주신 하느님께 너무 감사하다는, 감사하다는 말밖에 다른 말은 생각이 안 나요.“
최근 5년 동안 사제 8명이 탄생한 본당도 있었습니다.
'사제 성소의 요람'답게 양천본당에서는 올해도 박재준 신부와 김지훈 신부, 두 명의 사제가 탄생했습니다.
두 명의 새 신부는 본당 신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사제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체감온도 영하 15도를 밑도는 강추위 속에서 거행된 서울대교구 사제서품식.
새 사제들의 열정과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신자들의 마음은 강추위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