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톨릭 AI 개발자 샌더스에게 듣는다
교회의 실용적 AI 접근이 필수적인 때가 도래했다.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AI와 인간이 교회적 사명을 전달하고자 고민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
인공지능(AI) 시대다. 가톨릭교회는 AI의 악용이 불러올 위험성을 우려하면서도 인간과 AI가 기술의 선용 속에 공존해야 함을 인식하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AI 기술은 모든 인류에 이익이 되도록 책임과 분별력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소통자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종사자들의 사명을 촉구하는 ‘제59차 홍보 주일’(1일)을 맞아 이 시대 AI가 추구해야 할 역할을 듣기 위해 가톨릭 AI ‘Magisterium’(교도권)을 개발한 롱비어드사의 매튜 샌더스(Matthew Harvey Sanders) 대표를 화상 인터뷰했다.
샌더스 대표는 가톨릭 AI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기술 발전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으며, 교회 또한 AI 개발 흐름에 동참해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미래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회는 첨단 기술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대화를 촉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할 때 영성을 기반으로 한 비전 또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샌더스 대표는 “교회의 실용적 AI 접근이 필수적인 때가 도래했다”면서 “교회를 위해 어떠한 오류도 용납할 수 없는, 교리적으로 충실한 AI가 필요하며 그러한 이유로 AI Magisterium을 개발해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우선 롱비어드사는 교리에 충실한 AI 구축에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샌더스 대표는 “다른 AI는 (사람과 비슷한) AGI(범용 인공지능)를 목표로 삼지만, 우리는 가톨릭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한 자료가 있을 때에만 답변하도록 충실함을 기반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의 꿈은 손 안의 ‘가톨릭 가이드’를 만드는 것이다. 샌더스 대표는 “AI의 가장 큰 장점은 완벽한 기억력”이라며 “휴대폰 안에 걸어 다니는 ‘토마스 아퀴나스’ ‘성 아우구스티누스’ 앱이 있다면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AI가 불변하는 교회 진리를 전할 충실한 모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한국 교회가 발간하는 문서와 통찰력을 융합해 전 세계와 공유하고 싶다”면서 “한국 교회가 세계로 나와 AI와 신앙 교육 분야에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캐나다인인 샌더스 대표는 보병 장교를 지내고 전역한 뒤 미국 가톨릭대에서 수학했다. 캐나다 정부와 교황청·토론토대교구 등에서 근무하며 교회를 위해 일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가톨릭 AI 개발 회사를 설립했고, 구글·오픈AI 등과도 협력해 가톨릭 AI Magisterium을 출시했다. 롱비어드사는 현재 Magisterium에서 2만 6000개에 달하는 교회 문헌들을 기반해 50개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