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낮은 이와 함께 주님 성탄의 기쁨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주님의 성탄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축하드린다. 성탄은 하느님께서 인간으로 오신 신비이다. 주님께서는 태어나시자마자 베들레헴 마구간의 구유, 가장 낮은 자리에 누우셨다. ‘빵의 집’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신 주님은 훗날 생명의 빵이 되시어 우리에게 평화를 선물하셨다. 마리아와 요셉의 숨결 안에서 시작된 그 평화는 오늘도 우리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전쟁과 폭력, 탐욕과 혐오, 분열로 신음하고 있다. 대화는 사라지고 대립만 남은 사회 분위기, 진영 논리에 기대어 무관심을 키우는 태도가 공동선을 흔들고 있다. 기술과 인공지능마저 돈벌이와 선동의 도구로 소비되며, 약자를 더 밀어내는 장면을 우리는 목도한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천사들의 노래가 더욱 절실한 이유이다.


성탄은 ‘새로운 시작’이며 동시에 ‘책임의 회복’이어야 한다. 동방박사와 목자들처럼, 소외된 이들 가운데 계신 아기 예수님을 알아보는 눈을 청해야 한다. 내 안의 교만과 무관심을 비우고 가난한 이웃, 이주민, 홀로 지내는 어르신과 기쁨을 나눌 때, 구유는 다시 하느님 사랑이 머무는 자리로 되살아날 수 있다.


희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맞는 올해 성탄, 교회는 ‘함께 걷는’ 시노드의 길 위에서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야 한다. 끼니를 나누고, 시간을 내어 봉사하며, 상처받은 이야기를 들어 주는 작은 실천이 성탄의 빛을 오늘의 거리와 가정, 공동체에 비출 것이다. 자비와 나눔으로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자. 낮은 이로 오신 주님을 기억하며, 가장 낮은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는 그리스도인이 되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12-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12. 17

마태 9장 37절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