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달려온 2025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한 해는 우리에게 참으로 다사다난(多事多難)하고 고단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권은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고, 이념과 세대, 계층 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경제적 한파로 서민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고, 정작 보호받아야 할 이들은 사회의 그늘 속에서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
이 혼돈의 시대를 넘어 희망찬 새해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 고난의 길을 걸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권능이 아니라 십자가의 죽음까지 감내하는 희생과 사랑으로 인류를 구원하셨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때, 우리는 무엇보다도 국가와 위정자들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촉구한다. 우리는 정치권력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어떤 불행이 닥치는지를 목격했다. 권력은 사유화할 수 있는 전리품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해 헌신해야 할 무거운 십자가와 같다. 올바른 정치의 길은 희생과 헌신이라는 면에서 예수님의 길과 닮아야 한다.
아울러,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모범을 따를 각오를 다져야 한다. 교회는 세상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여야 한다. 예수님께서 고통받는 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듯, 교회는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들을 향한 연대와 나눔이야말로 신앙인이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복음의 증거다. 지난 아픔을 딛고 일어나 다시 서로를 섬기는 공동체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