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2차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주교회의 홍보국장 회의서 논의
산업 육성·경제 논리 치중 지적
알고리즘 윤리 법제화 촉구
지난 1월 22일 시행에 들어간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약칭 : 인공지능기본법)의 윤리와 안전에 관한 규정이 선언에 그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교회 안에서 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회(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1월 22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주교회의에서 전국 홍보국장 사제 회의와 연속회의를 잇따라 열고, ‘인공지능기본법’을 안건으로 집중 토론했다.
수원교구 홍보국장 이철구 신부는 이날 발제에서 인공지능기본법 시행에 따라 △‘진흥’과 ‘규제’의 불균형 : 경제 논리의 우선 △‘고영향 AI’ 정의의 협소함과 인간 소외 △‘자율 윤리’의 한계와 책임의 부재 △디지털 소외와 공동체성 약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신부는 “현재의 법안은 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 등 ‘진흥’에만 치중돼 있으며, 윤리와 안전 규정은 선언적이거나 사업자의 ‘노력 의무’에 그치고 있어 경제 논리 우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교회는 인공지능 기술이 초래할 영적·윤리적 위험에 대한 실질적 규제가 부족하다는 점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회는 기술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알고리즘의 독재’를 경계하며, 법안이 산업 경쟁력 강화에 치중해 기술이 초래할 영적·윤리적 위험에 대한 실질적 규제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윤리적 기준이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법적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보완과 관련해서는 “현재 법안은 에너지·의료 등 특정 영역만 ‘고영향 AI’로 정의하고 있지만, 교회는 이를 넘어 인간 정서와 영혼에 영향을 미치는 포괄적 영역까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기본법에 따르면, 고영향 AI는 사람의 생명·신체 안전·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에너지 공급, 먹는 물 생산 공정, 보건의료 제공·이용체계, 의료기기·디지털의료기기, 원자력시설 안전관리 등 10개 영역이 규정돼 있다.
이 신부는 “현행법 28조는 민간 기관이 ‘자율적으로’ 윤리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영향평가 역시 ‘노력하여야 한다’는 권고 수준으로 규정돼 있다”며 “민간의 자율 윤리위원회 구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알고리즘 윤리(Algor-ethics)에 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신부는 본지에 “인공지능기본법을 토대로 출범한 정부의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산업 논리에만 치우쳐 있다”며 “인간학적·신학적·철학적 관점의 전문가들이 인간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예언자적 소명’을 다하도록 위원회 구성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인적 구성 다양화를 강조했다.
현재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상근부위원장(임문영), 부위원장 2명, 간사 1명, 정부위원 12명, 민간위원 32명, 분과위원 82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신학·철학·윤리 전문가는 극히 소수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12월 ‘AI 기본법’ 시행령이 인권 보호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